정보의 홍수 속에 오히려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하기 힘들어졌다. 특히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자동차 관련 정보들은 자동차 운전자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곤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보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선택은 더욱 중요해졌다. 하루 중 기온에 따른 주유 시기와 주유하는 속도 그리고 연료 계기판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기름이 산화한다는 정보는 정확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정보라고 할 수 있다.
○ 올바른 정보
△ 효율이 떨어지는 정보
× 잘못된 정보
-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을 때 주유하기(△)
- 주유 시 저속으로 주유하기(×)
- 주유 시 연료통 70% 채우기(○)
- 연료 계기판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기름이 산화되기 시작한다(×)
- 가장 확실하게 연료비를 절약하는 방법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을 때 주유하기(△)
주유할 때 아직도 새벽이나 이른 아침 또는 저녁 늦게 주유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유튜브 등에서 주유할 때 기름을 더 많이 넣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보고 그러는 듯싶다. 필자도 해당 유튜브를 본 적이 있는데 온도가 1°C 오를 때마다 기름이 0.1%씩 팽창하기 때문에 기온이 높은 낮 시간보다 기온이 낮은 새벽 시간이나 이른 아침 또는 늦은 저녁에 주유를 하면 더 많은 기름을 넣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유류 탱크는 지하에 묻혀 있어 온도차에 따른 변화는 그렇게 크지 않으며 주유량의 차이는 사실 ‘허용 오차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느껴질 정도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즉, 틀린 말은 아니지만 허용 오차범위인 ±0.1% 정도 차이라는 것이다.
올해 초 주유소 정량검사와 관련한 뉴스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보도 내용은, 한국 석유관리원이 영하 1°C의 날씨에 한 주유소에서 정량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주유소가 정량 미달로 적발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때문에 주유소는 1개월 영업 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지만 해당 주유소가 주유기 업체에 정량검사를 다시 의뢰한 결과, 정상으로 측정되면서 행정심판을 청구한 내용이었다.
해당 주유소는 주유과정 중 온도 등의 변화에 따른 부피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측정 시 온도 등에 따른 보정값을 적용해야 한다고 행정소송을 진행했는데 행정심판 결과, 혐의 없음 처분을 받으면서 주유소가 승소한 내용으로, 결국 온도가 낮은 영하 1°C에 주유해도 정량보다 허용오차 범위 안에서 기름이 많거나 적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주유를 할 때 0.1% 조금 더 넣어보자고 애써 새벽에 기름을 넣으러 가거나 일부러 바쁜 아침 출근 시간에 주유하는 것은 여러모로 에너지가 낭비되는 일이다. 차라리 편하게 이동하는 길에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그곳에서 주유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기온에 따라 기름의 부피가 변하는 것은 맞다. 그래봤자 ±0.1%이므로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주유 시 저속으로 주유하기(×)
주유할 때 주유기 속도를 저속으로 천천히 넣으라는 내용도 있는데 저속으로 기름을 천천히 넣게 되면 더 많이 넣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그 이유는 빠르게 주유를 하는 경우 거품이 생겨 헛기름이 채워지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것도 별 의미가 없다.
애초에 주유기는 정부에서 승인받을 때 정량이 나오는지 꼼꼼하게 테스트를 진행하고, 특수 장치로 승인을 받은 기기이며 게다가 정부에서 주기적으로 정량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일부러 기름이 적게 나오도록 불법 개조 또는 조작하지 않는다면 저속으로 주유하더라도 채워지는 기름의 양은 동일하다.
주유 시 연료통 70% 채우기(○)
주유할 때 자동차 연료통에 기름을 가득 채우는 경우가 있는데 가급적이면 가득 채우지 않는 것이 좋다. 운전을 하고 있다면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주유 시 70% 정도만 채우고 운행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70% 정도만 채우면 5% 정도 연비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렁크에 짐이 가득 차 있다면 차체가 무거워져 이것도 큰 의미가 없다.
연료 계기판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기름이 산화되기 시작한다(×)
연료 계기판에 빨간불이 들어왔을 때 주유를 하게 되면 기름이 산화될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도 크게 의미는 없다. 그 이유는 기름에는 산화방지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짧은 시간에 산화가 진행되기란 상당히 어렵다. 물론 연료 계기판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에서 차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세워 두거나 경매 차량처럼 장기간 방치해둔다면 기름이 산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운행 중이고 연료통 계기판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대부분 주유를 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을 듯싶다. 필자도 보통 연료 계기판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주유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었다.
가장 확실하게 연료비를 절약하는 방법
필자 또한 이 방법을 사용하는데 바로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하는 ‘오피넷’이라는 연료비 가격 정보 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피넷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한 후 들어가 보면 요소수 주유소부터 내 주변 주유소, 지역별 주유소, 관심 주유소 그리고 오늘의 유가 및 고속도로 주유소까지 주유소별 기름 값을 모두 확인할 수 있어 좋다.
오피넷 앱 사용 방법은 ‘내 주변 주유소’를 선택하면 현재 자신이 있는 위치의 주변 주유소가 모두 표시되는데 1~10km 주변까지 설정한 경우 1~10km 주변 주유소의 기름 값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휘발유나 경유를 선택하고, 주변 3km로 최저가 순으로 검색해보면 가장 저렴한 주유소 순으로 나타난다.
만약 주유소 위치를 모른다면 상세 버튼을 눌러 ‘찾아가기’를 눌러주면 5개의 내비게이션 중 하나를 선택해 주유소 위치를 안내받을 수 있다. 자신의 주변 3km만 비교해도 약 500원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주유를 하기 전 꼭 한번 확인해 주면 차량 운행 시 연료비 절약에 많은 도움이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