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 치료기가 국내에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 일부 암 환자들은 국내에 중입자 치료기가 없어 중입자 치료기가 있는 일본과 독일 등으로 해외 원정 치료를 다녔는데, 이러한 원정 치료에 드는 비용은 상당했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 원정 치료를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국내에도 중입자 치료기가 도입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시바 중입자 치료기의 이미지
일본 도시바 사의 중입자 치료기 (이미지 출처- toshiba)


● 꿈의 암 치료기, 국내 가동 시작

드디어 전 세계에서 16번째로 우리나라의 연세의료원을 시작으로 중입자 치료기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연세의료원에 도입된 중입자 치료기는 우리나라 고유의 기술이 아닌, 일본 도시바 사의 치료기라는 다소 아쉬운 점은 없지 않아 있다. 여하튼, 중입자 치료기는 현존하는 암 치료 장비 중 가장 우수한 치료 장비로 평가된다. 

중입자 치료기의 원리는 중입자, 즉 탄소원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해 환자의 암 조직에 적용하는 원리로, 이러한 중입자가 암 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의 유전자(DNA)만을 파괴해 정상조직을 제외한 암 조직만 사멸시키는 원리다. 또한 중입자는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은 양성자에 비해 약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중입자 치료기의 짧은 치료기간

중입자 치료기의 치료 기간도 비교적 짧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 정도의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절반 수준인 12회에 불과하니 말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의 경우 치료 기간이 5~7주인 반면, 중입자 치료는 초기 폐암 1회, 간암 2회 그리고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날 정도로 치료 기간이 짧다. 


● 중입자 치료기의 치료 효과

중입자 치료기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중입자 치료기를 일컬어 ‘암 명사수’라고 평가했을 만큼, 그 치료 효과도 인정받고 있다.

1994년부터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 일본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NIRS)가 주요 의학학술지에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 전 중입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 이하였던 것이 53%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 치료를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66%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 중입자 치료와 방사선 치료의 차이점

중입자는 피부를 뚫고 들어가 암이 있는 목표 지점에서 최대의 에너지를 방출해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반면, X선은 암세포로 침투하기 위해 암과 관계없는 정상 피부 조직을 손상시키며 암에 이르기 전 피부를 통과하는 시점부터 강력하기 때문에 암 앞쪽 정상조직에 대한 손상이 크다.

결국 X선이 암에 도착했을 때는 그 강도가 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효과도 떨어지고, 정상조직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리고 X선이 암에 도달하고 나서도 활성이 남아 있어 암 뒤쪽의 정상조직에도 방사선에 의한 손상을 줄 수 있다. 

방사선 치료기의 이미지
방사선 치료기 (이미지 출처- medicalnewstoday)

그러나 중입자는 암에 도달하기 전에는 용량이 매우 약하게 지나가기 때문에 암 앞쪽의 정상조직에 대한 손상이 거의 없으며 암에 도달했을 때 중입자가 최대 활성 되어 암세포의 유전자를 파괴한 후 다시 암을 빠져나올 때는 용량이 제로(0)가 되기 때문에 암 뒤쪽 정상조직에도 전혀 손상을 주지 않는다.


● 국내에서 어려웠던 중입자 치료

그동안 국내 일부 암 환자들은 국내에 중입자 치료기가 없어 중입자 치료기가 있는 일본과 독일 등으로 해외 원정 치료를 다녔는데 이러한 원정 치료에 드는 비용은 항공료, 체류비 등을 포함해 약 8,000만원~1억 원 정도로 상당하다. 그리고 브로커를 통해 환자 측이 개별적으로 원정 치료를 가기 때문에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작년 한 해 동안만 해도 약 30명이 일본으로 원정 치료를 받으러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현재 국내 중입자 치료 현황

환자 1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중입자 연세의료원은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약 50여 명의 환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또한 치료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기 때문에 바로 귀가가 가능하다. 

혈액 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 암에 중입자 치료가 적용될 수 있는데 연세의료원에서는 중입자 치료를 통해 3대 난치 암이라고 불리는 췌장암, 폐암, 간암에서 생존율을 2배 이상 높일 것이라고 밝혔으며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의 희귀암의 치료는 물론, 유방암, 전립선암 치료 등에서도 중입자 치료가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중입자 치료의 장점

적은 부작용: 먼저 중입자 치료기의 장점은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암 치료를 오랜 기간 하다 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입자선은 몸속 암 조직에서만 방사량이 최대가 되기 때문에 정상세포의 손상이 거의 없다. 즉, 에너지를 조절해서 암세포가 있는 부분에서 입자가 멈추도록 조정해 정상세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적은 것이다. 

짧은 치료기간: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의 경우 평균 25회 치료가 시행되는 반면, 중입자 치료는 평균 12회의 치료로, 방사선 치료의 절반 수준이라 암 환자들에게 큰 편의성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대부분의 암 치료 가능: 중입자 치료를 통해서 방사선, 수술 등 기존 의학기술로 치료가 어려웠던 암종을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점차적으로 치료 가능한 암종을 넓히는 연구가 꾸준히 진행 중이다. 


● 중입자 치료의 단점

치료의 한계: 중입자 치료기가 ‘꿈의 암 치료기’라고 해서 모든 상태의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이 가능하거나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 암에만 치료가 가능하다.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한 진행 암에서는 마찬가지로 중입자 치료와 양성자 치료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비싼 치료비용: 중입자 치료는 아직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한 번 시술에 5천만 원 정도로,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중입자 치료기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던 이전에 비하면 현저히 절감된 비용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비싼 것은 사실이다.

예약의 어려움: 현재 연세의료원 1곳에서 막 시작하는 치료이다 보니 예약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2025년에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그리고 2026년에는 제주에서도 중입자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점차적으로 이러한 어려움은 해소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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