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어 온 MBTI 등 일부 성격테스트는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뇌 과학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접근 방식이 등장했는데, 바로 뉴로컬러 성격유형테스트이다. 이러한 뉴로컬러 성격유형테스트는 흥미롭게도 도파민, 세로토닌,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의 호르몬을 기반으로 한 성격 분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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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MBTI
과거에는 혈액형 또는 별자리 등의 성격테스트가 유행했다면 지금은 MBTI(마이어-브릭스 유형지표: Myers-Briggs Type Indicator)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사실 MBTI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신뢰도가 너무 낮아 잘못된 성격분석 테스트라고 불린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MBTI 성격유형테스트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2015년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MBTI를 5주 안에 두 차례 테스트한 결과, 약 50%는 전혀 일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테스트할 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테스트 결과에 공감하는 이유는 MBTI를 비롯한 대부분의 성격테스트들이 ‘확증편향’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사람들이 믿음이나 가치관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탐색·해석·선호·기억하려는 경향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성격테스트 결과에 맞게 자신의 성격을 해석하고 그것을 맞다고 믿게 된다는 말이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성격테스트 결과에 맞게 행동하려고 ‘자기충족적 예언’에 빠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자기충족적 예언이란, 미래에 대한 기대와 예측에 부합하기 위한 행동으로 실제로 기대한 바를 스스로 현실화하는 것을 말한다.
즉, MBTI 테스트 결과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별자리 운세를 MBTI 결과처럼 꾸몄음에도 실험 참가자 대부분이 정확하다고 평가한 실험도 있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성격테스트 결과의 내용이 모호하면서도 미묘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MBTI를 하느니 차라리 점을 보는 것이 낫다.”
그럼에도 MBTI 성격유형테스트는 1962년 개발된 이후 기업에서 직원들의 성격을 분석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널리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위주로 MBTI를 버리고 새로운 유형의 지표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뉴로컬러’(Neuro Color) 성격유형테스트이다.
● 뉴로컬러 성격유형테스트
뇌 과학자이자 뉴로 리더십 분야의 선구자인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Friederike Fabritius)는 MBTI는 잘못된 성격 검사라고 지적했지만, 뉴로컬러 성격 테스트는 과학적이고 획기적인 성격유형테스트로 인정하고 있다.
참고로 뉴로컬러 성격유형테스트는 과학자 헬렌 피셔(Helen Fisher)가 연구한 현재까지 뇌 과학으로 검증된 유일한 성격유형 테스트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입증된 최초의 성격 테스트이며 추가 연구에서 모든 문화권은 물론, 심지어 동물들 사이에서도 보편성을 띄는 것으로 입증된 성격 테스트라고 알려져 있다.
뉴로컬러 성격유형테스트는 4가지 신경 지문 유형 특성으로 구분되는데,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주는 대표적 호르몬 4가지로 유형을 나눈 것이 흥미롭다.
이러한 4가지 호르몬 유형은 ① 기대와 보상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도파민 유형, ② 기분·수면·식욕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유형, ③ 성욕과 근육, 피부 및 뼈의 성장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유형, ④ 남녀 모두의 성에 관련된 에스트로겐 유형으로, 유념해야 할 점은 각 호르몬 유형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의 뇌에는 4가지 신경 시스템이 전부 존재하기 때문이며 그것들이 다양한 조합을 이루어 성격표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뉴로컬러 성격유형테스트를 연구·발표한 헬렌 피셔 박사는 자신은 에스트로겐이 높은 유형이기 때문에 그룹 활동을 할 때는 그와 관련된 기질들이 튀어나오지만 또 책상에 혼자 앉아 있을 때는 도파민 성향을 보이기도 해 아이디어가 솟아나기도 하고 업무에 집중하기도 한다고 말하고 있다.
더불어 성별이 어느 정도 호르몬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며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진 테스토스테론이나 여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에스트로겐은 사실 남녀 모두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임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남성 중에서도 에스트로겐이 높은 유형이 의외로 많고, 반대로 여성 중에서도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유형도 꽤 많다. 따라서 자기 자신과 타인을 평가할 때 성별과는 상관없이 위의 4가지 시스템을 모두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으로, 유형의 좋고 나쁨이 없으며 조화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① 도파민 유형
도파민이 높은 유형은 언제나 자극과 새로움에 목말라 있는 유형으로, 에너지와 호기심이 넘치고 창의적이며 낙천적이다. 또한 관대한 경향도 있는 한편, 신중하지 못하거나 충동적일 수 있어 중독에 취약하기도 하다.
회사 업무에서 이들은 탐구를 즐기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며 변화나 타지로 이동하는 것에 잘 적응하는 유형이다. 또한 일터에 유머와 재미를 더해주고 카리스마가 넘치며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즉, 암울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의욕을 높여 팀 전체의 분위기와 성과를 끌어올리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을 위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자유와 자주성을 허락해야 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기고 승진이나 순환 근무 기회를 늘려주고 그들로 하여금 직장 생활이 흥미롭고 신선하며 보람차다고 느끼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친 일상의 반복은 이들을 숨 막히게 할 수 있으므로 유념해야 한다.
도파민 유형의 경우 에너지가 많고 늘 변화를 추구하는 대신 체계와 인내심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유형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또한 이렇게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이 모두 높은 유형의 사람들은 타인을 지배하려는 성향이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
② 세로토닌 유형
세로토닌이 높은 유형은 성실하고 양심적인 경향이 있는 유형으로, 의무, 체면, 전통, 도덕, 권위 등을 중요시하고 규칙을 지키며 사회적 통념과 관습을 고수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가족과 함께 보내는 휴가 또는 기념일 등을 소중하게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적 지위나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그들에게는 중요한 문제로, 이들은 어딘가에 소속되길 원하며 높은 리더의 위치에 오르고 싶어 하는 성향을 보인다. 또한 세로토닌이 높은 유형의 사람들은 조심성이 많은 편이지만, 정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쉽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세로토닌은 ‘포옹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과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은 관계, 신뢰, 공동체 구축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또한 세로토닌은 두려움, 분노, 공격성에 대한 반응으로 솟구치는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기도 한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높은 유형은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과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들은 압박 속에서 다른 유형에 비해 공격성을 잘 나타내지 않으며 정돈되고 체계적인 환경을 선호하는 성향이 짙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등의 생각으로 염려하며 초조해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회사에서 이들은 훌륭한 책임자가 될 수 있으며 직원들은 그들을 믿음직스럽고 안정적인 사람으로 여길 수 있다. 그 이유는 세로토닌이 높은 유형의 책임자들은 압박 속에서도 냉정을 유지할 수 있으며 팀 내 관계를 구축하거나 분쟁을 조정하는 일에 능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이 높은 유형들은 매우 꼼꼼해 모든 일처리를 2중·3중으로 확인하는 성향이 있어 큰 그림에만 집중하는 도파민 유형이나 테스토스테론 유형의 리더 및 부하직원들을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③ 테스토스테론 유형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사람들은 경쟁을 즐기고 독립성이 매우 강한 유형으로, 솔직하고 단도직입적이며 집중력이 있어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유형이다. 이들 중에는 용감하고 이타적인 사람도 꽤 많아 모르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불타는 건물 안으로 뛰어들기도 한다.
이들은 결단력이 강하고 자신을 좀처럼 의심하지 않으며 리스크가 큰 커리어를 추구하는 경향이 높고 선형적으로 사고하는 유형이라 기계나 다른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아가는 과정을 즐긴다. 한편,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때때로 감정, 특히 분노에 쉽게 휩쓸리기도 하며 주도권을 얻으려고 남을 괴롭히거나 권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유형의 사람이 회사에서 리더가 될 경우 그들은 논리, 이성, 체계적인 조사를 존중하지만 때때로 주도권 싸움을 즐기는 성향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직원들은 성과를 중시하고 동료들을 존중하며 그들과 즐겁게 지내길 원하지만 때로는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해 냉담하거나 인간미가 없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자율성이 높고 관리 감독이 최소한으로 이루어지는 일터를 선호해 상급자에게 반복적으로 검토를 받지 않고 이를 빠르게 처리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또한 일 처리 방식을 스스로 정하는 쪽을 훨씬 선호하며 업무를 잘 완수할 것이라고 신뢰받고 싶어 하는 성향이 짙다.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유형은 건강에 무심할 수 있다. 특히 프로젝트에 열중했을 때 그런 경향이 심해질 수 있는데, 의욕이 너무 넘쳐 잠을 충분히 자지 않거나 대충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이러한 유형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헬스장 등을 이용하게 하면 과잉 흥분 상태가 되거나 분노를 폭발시키는 행위를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④ 에스트로겐 유형
에스트로겐이 높은 유형은 매우 직관적인 유형이다. 에스트로겐에 더 많이 노출되면 좌 뇌와 우 뇌의 연결이 더욱 강화되는데, 이렇게 되면 언뜻 무작위로 보이는 데이터들 사이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에스트로겐은 또한 뇌를 피부, 위, 심장 및 기타 기관에 연결하는 신경회로인 ‘신체 고리’의 발달을 촉진해 소위 말하는 촉이나 직감을 더 많이 느끼게 한다. 그리고 타인의 몸짓, 얼굴 표정, 감정을 잘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높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으며 유대를 쌓고 또 이를 중요시한다. 이들은 보살핌과 어울림을 선호하고 이타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한편,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큰 그림에 집중하느라 세부사항을 주의 깊게 보지 못하는 ‘시스템 맹’(systems blind)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이들은 부정적인 정서 경험의 원인과 결과를 강박적으로 곱씹는 반추행위를 하거나 쉽게 걱정하는 경향이 있어 비관주의나 건설적이지 못한 자기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수다를 떨거나 남의 험담을 하면서 내적 혼란을 잠재우려는 성향이 있는데, 만약 에스트로겐이 높은 유형의 직원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조용한 곳으로 불러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 좋다. 그 이유는 1:1 관계 쌓기는 그들에게 아주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에스트로겐이 높은 유형의 리더들은 업무에서 직관력, 공감능력, 창의적인 수평적 사고를 발휘하며 협동과 조화를 도모할 뿐만 아니라 사교술에서도 능란하다. 이러한 성향 덕분에 긍정적이고 서로 힘을 북돋는 일터를 조성하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이나 도파민이 높은 유형의 리더들은 이들의 강점을 약점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존중을 얻어내는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에스트로겐이 높은 유형의 사람들에게 부와 지휘란 세상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만큼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이들 중에는 유독 자선 활동가가 많다.
이들은 언변에 능하고 글 솜씨가 좋으며 발표나 언어 습득에도 뛰어난 편인 한편, 앞서 언급한 시스템 맹으로 인해 프로젝트의 중요 세부사항을 간과할 수 있다. 이 때 기꺼이 세부사항들을 꼼꼼하게 챙겨줄 세로토닌 유형의 사람과 짝을 이루게 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에스트로겐 유형에게는 직장과 삶의 균형,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따라서 회사에서는 유급으로 가족 돌봄 휴가 등을 제공하고, 운동이나 건강한 식단을 장려하는 뇌 친화적인 일터를 조성해 주어야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유념할 점은 위에서 설명한 4가지 호르몬 유형은 특정 호르몬 시스템과 관련된 성격 특성 영역에서 점수가 높다는 의미이지 특정 호르몬만 분비된다거나 그 호르몬에 의해서만 성격이 결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반드시 한 가지 유형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또는 속한 조직에 따라 다른 유형이 되기도 하고, 또 한 사람이 여러 유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뉴로컬러 성격유형테스트는 현재 미국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아쉽게도 현 시점에서는 국내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대신 한국에서는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의 책 ‘일터로 간 뇌 과학’을 통해 4가지 성격 유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더불어 이 책에서 뇌가 최적의 균형 상태를 이루는 방법과 뇌 과학적인 몰입 방법, 운동법,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직장인들과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뇌 과학적인 조언들을 담고 있어 참고할만하다.
그녀의 이러한 뇌 기반 리더십 프로그램은 구글을 비롯한 포춘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임원들의 발상을 전환하고 혁신을 주도해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참고로 회사에서 성격유형테스트를 하는 이유는 조직이 더욱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기 때문이며 개인적으로도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행동, 유전, 성별, 환경 등의 요인들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며 호르몬은 이러한 난해한 퍼즐을 이루는 하나의 조각일 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이처럼 복잡한 요인들로 인해 성격이 형성되고 있으며 또 여러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다양한 유형들이 조화롭게 서로 협동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