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와 이스라엘 그리고 흥미로운 음모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음모론과 주장들이 떠돌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강화되면서 메시아적 칭호를 받은 것과 관련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트럼프가 과연 세계 단일 정부나 단일 종교를 이끌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걸까? 본 포스트에서는 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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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이스라엘에 관련된 흥미로운 음모론이 떠돌고 있다


트럼프와 이스라엘의 특별한 관계


도널드 트럼프는 재임 중 이스라엘과의 긴밀한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그가 2017년 12월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으니 말이다.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이를 환영하며 트럼프를 고대 페르시아의 고레스(키루스: Cyrus the Great) 왕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고레스 왕은 유대인들을 바빌론 유수에서 해방시킨 인물로, 유대인들에게 메시아로 불릴 만큼,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메시아 발언 논란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 속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신의 뜻에 따라 이 일을 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여러 차례 ‘나는 하늘이 선택했다’라는 식의 발언을 했는데, 이는 그가 자신의 지도자 역할을 신의 뜻에 따라 수행한다고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을 ‘메시아적 주장’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일 수 있다. 그가 자신을 메시아라고 직접적으로 자칭했다는 공식적인 선언은 없으며, 설사 했더라도 대부분의 발언은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 단일 정부와 단일 종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대한 음모론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통해 세계 단일 정부와 단일 종교를 구축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산헤드린(Sanhedrin) 공회의 국제 신성 법정(International Divine Court, IDC) 설립 논의와 관련된 주장들과 연관되면서 더욱 부각되었다. 


이스라엘의 산헤드린 공회가 주장하는 노아하이드법(Noahide Laws)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이러한 음모론을 자극한 것으로 보이는데, 참고로 노아하이드법은 유대교의 법규로,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7가지 기본 윤리법칙이다. 


노아하이드법은 과거 고대 이스라엘에서 유대인 및 유대교 이외의 사람들에게 적용된 형법이었으나, 산헤드린 공회가 현대 사회에서 이를 재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추측일 뿐이다. *산헤드린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아래의 링크를 이용하면 된다.

*산헤드린 공회산헤드린 공회는 기원전 2세기경부터 기원후 70년까지 존재했던 유대인의 최고 의회로, 종교적, 법률적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사안도 논의하는 역할을 했다. 70명의 장로(랍비)와 대제사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주로 예루살렘 성전 근처에서 모여 논의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로마 제국의 지배 하에서는 독립적인 정치 권한이 약화되었지만, 유대인 내부의 종교적·법적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기관임에는 여전했다. 기원후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로마에 의해 파괴되면서 사실상 해체되었다.

유대 율법인 할라카(Halakha)의 해석 및 적용모세 율법(토라: Torah)에 기반해 법적·종교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었다. 어려운 율법 해석이 필요할 경우, 산헤드린이 최종적인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유대인의 최고 법정 역할산헤드린은 유대 사회의 최고 재판소 역할을 했으며, 종교 및 형사 사건을 다뤘다. 예를 들어, 신성모독, 우상숭배, 이단 등에 대한 판결을 내렸는데, 신약성경에서도 예수가 산헤드린 공회에서 재판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마태복음 26:57~68).
유대 공동체의 지도 및 통치산헤드린은 단순한 재판소가 아니라 유대 사회의 최고 의회이기도 했다. 왕이나 대제사장도 산헤드린과 협력해야 했으며, 이곳에서 국가적인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메시아 도래 준비 및 종교적 정통성 유지유대교 전통에서는 산헤드린이 메시아 시대를 준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겨졌다. 따라서 올바른 율법 해석과 신앙 유지가 산헤드린의 중요한 목표였다.
현대의 ‘부활한 산헤드린’의 목적2004년 이후 부활을 시도한 현대판 산헤드린은 유대 율법에 따른 유대 국가의 회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유대교 메시아사상이 강한 그룹에서는, 산헤드린이 재건되어야 메시아가 올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산헤드린 공회의 궁극적 목적


산헤드린은 현재 이스라엘에서는 공식적인 법적·정치적 권한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정통파 유대교인들만 지지하는 비공식 단체일 뿐이다. 


정리하자면, 고대 산헤드린의 궁극적인 목적은 유대 율법을 기반으로 사회를 통치하고, 올바른 신앙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현대의 부활한 산헤드린은 종교적 정통성을 회복하고 메시아 시대를 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공식적인 국가 기관은 아니다.


음모론의 현실적 시각

트럼프가 메시아?
트럼프가 이스라엘로부터 메시아 칭호를 받았다는 낭설이 있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에서 ‘메시아’(Messiah)로 불린다거나, 그가 세계 단일 정부 및 종교를 추진하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주장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세계 각국은 서로 다른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단일 정부나 종교를 강제로 적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스라엘의 정치적 목표는 주로 자국의 안보와 경제 발전에 집중되어 있으며, 국제적인 강제 법 제정과는 거리가 있다.


사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서 공식적으로 메시아칭호를 받았다는 믿을 만한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이스라엘 당국이나 종교 지도자들이 그러한 칭호를 수여했다기보다는 추측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자주 언급되는 사건 중 하나는 2023년 7월, 이스라엘 유산 재단이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의 골프 클럽에서 트럼프에게 ‘예루살렘의 왕관’(Keter Yerushalayim)을 수여한 사건이다. 이는 데이비드 카츠 랍비(Rabbi David Katz)가 수여한 은으로 만든 토라 왕관으로, 트럼프가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데 기여한 이스라엘 지지 행동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재단의 사명에는 다윗 왕 계통의 메시아를 기다리는 것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 상 자체는 트럼프를 메시아로 지정한 것이 아니라 그의 행동이 친이스라엘 정서와 일치함을 기리는 것이었다. 


X(구 트위터)와 일부 극단적인 토론에서 이를 트럼프가 메시아로 즉위했다는 내러티브로 확대 해석되었지만, 이는 사건의 문서화된 의도를 넘어선 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2024년 2월, 역시 같은 재단인 이스라엘 유산 재단이 마라라고(Mar-a-Lago)에서 트럼프에게 ‘메노라’(temple menorah)를 수여하며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여러 아랍 국가 간의 관계를 정상화한 그의 역할을 기념한 사건이 있다. 명패에는 이러한 노력으로 그를 ‘평화의 왕자’라고 불렀지만, 이는 여전히 메시아 칭호에는 미치지 못한다. 


유대 전통에서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으로서 보편적 평화를 가져오고 성전을 재건하는 특정 인물로, 2025년 예루살렘 포스트 기사에서 랍비 당국이 지적한 바와 같이 트럼프가 충족하지 못하는 기준이다.


트럼프를 메시아로 보는 주장은 그의 측근인 레프 파르나스(Lev Parnas)와 이고르 프루만(Igor Fruman)이 2018년 녹음에서 농담으로 트럼프의 이름을 메시아적 숫자인 게마트리아(Gematria)로 계산해 424라는 수를 언급한 데서도 비롯되었는데, 이는 비공식적인 대화였지, 이스라엘의 공식적인 승인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일부 복음주의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앞서 언급한 고레스 왕 등의 성경 속 인물에 비유하지만, 이는 유대교 외부의 신학적 해석일 뿐 이스라엘에서 정식으로 부여된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의 랍비 지도자들은 유대 법에 따르면, 트럼프가 메시아일 수 없으며, 그 역할은 다윗 가문의 후손이자 변혁적인 영적 지도자에게만 주어진다고 일관되게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트럼프는 그의 정책 덕분에 일부 정통 유대 공동체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공식적인 이스라엘 기관이나 주류 랍비 회의에서 그를 메시아로 칭한 적은 없다. 이 개념은 소셜 미디어 및 과장·오해에서 증폭된 것으로 보이며, 사실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과도한 추측이 음모론을 낳는다


현재까지의 정보로는, 트럼프가 세계 단일 정부나 단일 종교를 목표로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공식적인 증거는 없다. 이스라엘의 산헤드린 공회가 노아하이드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타 종교를 배척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추측일 수 있다.


노아하이드법이란: 노아하이드법은 유대교에서 비유대인(이방인)에게 요구하는 도덕적·종교적 기본 법칙으로, 유대교에 따르면, 하나님이 노아와 그의 후손(즉, 전 인류)에게 내린 7가지 기본 계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유대인이 아닌 모든 인류가 따라야 하는 보편적인 도덕법으로, 유대인들은 613가지 계명(토라 율법)을 따라야 하지만, 이방인은 노아하이드법 7가지만 지키면 된다고 한다. 

① 우상 숭배 금지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 것.
② 신성모독 금지하나님의 이름을 헛되이 사용하지 말 것.
③ 살인 금지살인하지 말 것.
④ 도둑질 금지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 것.
⑤ 성적 비윤리 금지간음, 근친상간, 동성애 등 비윤리적 성행위를 하지 말 것.
⑥ 잔인행위 금지살아 있는 동물의 일부를 잘라 먹지 말 것.
⑦ 공정한 법체계 확립정의로운 법과 재판 제도를 세울 것.
7가지 노아하이드법

노아하이드법과 산헤드린의 관계고대 이스라엘의 산헤드린 공회는 이 법을 중요한 윤리적 기준으로 삼았고, 이방인들이 유대 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해서는 노아하이드법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다.

만약 이방인이 노아하이드법을 지키면, 유대교로 개종하지 않아도 ‘의로운 이방인’(Ger Toshav)으로 인정받았다. 현대에 부활을 시도한 산헤드린 단체 역시, 이 법을 전 인류가 따라야 할 도덕적 법칙으로 강조하고 있다. 


현대에서 노아하이드법의 의미


일부 유대교 학자들은 이 법을 유엔과 국제 사회의 보편적 도덕 기준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일부 정통파 유대인 그룹에서는 이방인이 노아하이드법을 따를 경우, 종교적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국제법에서는 노아하이드법이 강제되지 않으며, 유대교 내부의 종교적 개념으로만 간주된다.


정리하면, 노아하이드법은 유대교에서 ‘모든 인류가 지켜야 할 7가지 기본 도덕법’으로 간주되는 법이며, 산헤드린은 이를 중시했다는 말이다. 다만, 현대의 일부 유대교 단체에서도 이 법을 보편적 도덕 기준으로 확산하려는 움직임이 있기는 했다. 


참고로 탈무드에서의 산헤드린 57a(Sanhedrin 57a) 조항은 노아하이드법(이방인을 위한 7가지 법률)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조항은 유대교 율법에 따라 비유대인(이방인)이 어떻게 법적 책임을 져야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산헤드린 57a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아래의 링크를 이용하면 된다.

산헤드린 57a의 핵심 내용이방인도 유대교의 법적 책임을 져야하며, 이방인이 노아하이드법을 어기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둑질, 살인, 간음 등의 죄를 지으면 그에 따른 엄중한 처벌이 따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법적 차이점유대교 내에서는 이방인이 유대인보다 법적 기준이 낮지만, 처벌은 더 엄격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해석에서는 이방인은 한 개의 법만 어겨도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이방인이 도둑질로 인해 사형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는 탈무드 논쟁의 일부로, 다양한 유대교 학자들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참고로 이방인은 3명의 판사 대신 1명의 판사로도 재판이 가능하다는 논의가 있는 것을 보면 고대 유대사회에서 이방인의 법적 지위가 유대인과 달랐음을 보여준다. 
논란과 오해산헤드린 57a에 대한 일부 잘못된 번역이나 악의적인 해석이 인터넷에서 퍼진 경우가 있다. 특히 이방인에 대한 처벌 조항이 강하게 서술된 부분을 과장하여, ‘유대교가 이방인을 함부로 대한다’는 식으로 왜곡되기도 했다. 그러나 탈무드의 내용은 시대와 문맥을 고려하여 해석해야 하며, 현대 유대교에서는 이러한 극단적인 해석을 따르지는 않는다.


정리하자면, 산헤드린 57a는 노아하이드법을 어긴 이방인의 처벌과 법적 책임을 논의하는 조항이기는 하다. 하지만 일부 논란이 되는 부분은 문맥과 탈무드 전체적인 해석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와 산헤드린 음모론의 발단


실제로, 2025년 2월 12일 산헤드린 공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내 예루살렘에서의 만남을 요청했다. 이 초청장에는 트럼프의 신앙 기반 정책을 칭찬하는 내용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윤리적 협력을 증진하고 ‘국제 신성 법정을 설립하기위한 논의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음모론의 발단이 된 것이다. 


물론, 산헤드린 공회의 초청장에서 언급된 국제 신성 법정은 노아하이드법과 관련된 윤리적·종교적 가치에 기반한 법적 시스템을 현실에 접목시키려는 시도 및 국제 협력을 증진하고, 전 세계적으로 도덕적 가치를 강화하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법적 효력이나 실행 방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래 PDF는 산혜드린 공회가 최근 트럼프에게 보낸 초청장(편지)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노아하이드법은 유대교 율법에서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들에게 적용되는 7가지 기본 법칙으로, 우상 숭배 금지, 신성모독 금지, 살인 금지 등을 포함한다. 산헤드린 공회가 추진하는 국제 신성 법정이 이를 현대적으로 적용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은 있지만, 강제적인 법체계로 만들겠다는 공식적인 발표는 없다.


이러한 논의가 특정 종교를 배척하는 방향으로 발전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며, 음모론적인 해석도 존재하지만, 명확한 증거는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이로 인한 이스라엘 내의 긍정적인 반응은 분명하지만, 그를 메시아로 공식 인정하거나 노아하이드법을 강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 이러한 사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해석이 존재하므로, 정보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다양한 출처를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며


음모론은 불확실성과 불안감에서 비롯되며, 이런 주장들을 평가할 때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트럼프와 이스라엘의 관계에서 나오는 주장들을 살펴볼 때, 과도한 비약이나 왜곡된 해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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