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오락물들이 우리 주변에 넘쳐나고 있다. 흥미로운 게임, 유튜브·쇼츠 동영상, 소셜 미디어(SNS) 등은 우리의 뇌에서 쾌락과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화학물질인 도파민(dopamine)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도파민 중독에 이를 수 있다.

디지털 오락물의 중독은 약물 중독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데 게임, 유튜브, SNS 등의 사용은 우리 생활에서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이러한 콘텐츠들이 우리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에서의 승리 또는 경쟁에서의 성취 등은 우리 뇌에 보상 신호를 보내고, 이는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오락물의 중독은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층을 비롯한 중·장년층도 디지털 콘텐츠의 매력에 빠져 쉽게 중독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지적능력이나 사회적,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 인류는 사방에 넘쳐나는 즉각적인 도파민의 유혹 속에서 노력하거나 기다리는 것을 점점 망각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집중력 저하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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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과 보상회로
먼저 도파민이란,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주 기능은 인간의 동기부여과정에 큰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쾌락을 경험하면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흥분을 하기도 한다. 이때 우리의 뇌는 도파민을 분비시켰던 상황을 기억해 그 상황을 또다시 느끼기 위해 반복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보상회로’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보상회로의 순기능도 있다. 새롭고 불확실한 것 또는 무언가를 얻게 될지 모른다는 작은 기대감에도 이러한 보상회로는 순식간에 달아오르며, 보상 그 자체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기대와 상상을 끊임없이 키워가고 성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도파민 덕분에 우리 인류는 눈부신 발전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즉각적인 결과로 인한 도파민 중독
어떤 보상이나 목표를 위해서는 인내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역시 인터넷에서 필요한 물건이나 음식도 하루 만에 배달되는데 익숙해진 우리는 즉각적인 도파민에 중독되어 사소한 불편조차 견디기 힘들어한다.
이렇게 노력 없이 도파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보상회로의 이상이 생겨 작은 일에도 집중을 못하게 되고 결국은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쾌락과 고통의 저울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겸 교수인 ‘애나램키’(Anna Lembke)는 그의 저서 Dopamine Nation에서 우리 뇌에는 쾌락과 고통을 이어주는 저울이 있다고 하며 저울이 한쪽으로 더 많이 더 빨리 기울어질수록 더 많은 쾌락이나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저울의 속성은 어느 한쪽으로만 오래 정지해 있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항상 수평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여기 중요한 점은 쾌락 쪽으로 기울어졌었던 저울이 다시 수평이 되고 나면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고통 쪽에도 똑같은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쾌락을 추구할수록 고통도 함께 따라온다는 말이다.
우리는 보통 욕구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더 먹고, 더 놀고, 더 보는 것을 선택하는데 이러한 단순해 보이는 행동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이렇게 비슷하고 동일한 쾌락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초기에 쾌락 편향이 약해지고 짧아지면서 내성이 생겨 강박적으로 반복 행동을 하거나 더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원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성’은 중독 발생이 있어 중요한 요소로, 이렇게 멈추지 못하고 쾌락을 추구하다 보면 그 이후에 오는 반응인 고통은 갈수록 더 강하고 길어지게 된다. 만약 우리가 큰 결심을 하고 중독 대상에서 벗어나려고만 하면 신체적, 심리적 금단 현상 때문에 다시 중독 대상에 의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힘들지만 이겨낼 방법은 있다.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특별한 방법은 아니고, 중독 대상에서 벗어나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기다리면 다행이도 뇌가 다시 적응하고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애나램키 교수는 심각한 중독이 아니라면 또는 문제가 크지 않다면 중독 대상을 한 달간 끊어보라고 권유하고 있는데 여기서 기간이 한 달인 이유는 뇌의 망가진 보상 경로를 재구성하는데 걸리는 최소 시간이 한 달이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금단 증상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지만 처음 2주를 버틴다면 다음 2주 동안은 기분이 점차 나아짐을 느끼게 되고, 우리 뇌 속의 저울이 건강한 수평 상태를 되찾기 시작하면서 산책하기, 친구들과 대화하기, 자연 바라보기 등 일상의 단순한 보상에서도 쾌락을 맛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이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금단 증상을 극복하는 방법
*참고로 필자의 경우 고강도 운동 후 찬물 샤워를 하고 책을 읽고는 했는데 이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필자가 이렇게 한 이유는 애나램키 교수가 말한 쾌락과 고통의 저울 때문이다. 고강도 운동할 땐 힘들어 죽을 것 같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면 개운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즉, 적당한 고통을 저울에다 얹어주면 이후 저울이 수평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쾌락을 만들어준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또한 필자가 책을 읽은 이유는 게임과 SNS, 유튜브 등의 중독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참고로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질수록 이성적 판단이나 지적능력, 의사결정 또는 계획을 세우거나 집중을 못한다고 하는데 특히 도파민 박스(dopamine box) 그 자체인 스마트폰을 많이 볼수록 더 심해진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으며 오락적인 것을 멈추고 가만히 앉아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해서 필자는 그 대안으로 책을 선택한 것이다.
마치며
사실 게임이나 SNS, 유튜브 등의 오락물을 아예 끊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계획 없이, 생각 없이 붙잡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중독에 쉽게 빠질 수 있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된다면 자신을 돌아보고 인식하는 것이 시작점이며 대안적 취미 발견, 적절한 시간 관리를 통해 멈추고 절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고, 오락물이 아닌, 다른 곳에서 건강한 도파민을 획득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만약 중독 대상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것이 힘들거나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