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예산을 비밀리에 사용하고, 전국에 비밀 지하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주장이 화제다. 캐서린 피츠와 필 슈나이더의 폭로를 중심으로, 이 주장들의 진실과 음모론적 요소를 파헤쳐본다. 과연 정부는 지구 멸망을 대비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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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예산의 기밀 프로젝트
미국 국방부가 1996년 이후 1경 1730조원(약 10조 달러)을 기밀 프로젝트에 사용했다는 주장이 있다. 또 다른 주장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5년까지 2경 8980조원(약 21조 달러)이 비슷한 목적으로 투입되었다. 이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과연 이 돈은 어디로 갔을까?
캐서린 피츠(Catherine Austin Fitts)는 이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 그녀는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 차관보를 지낸 인물로, 정부 예산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며 missingmoney.solari.com에서 방대한 자료를 공개했다.

피츠는 국방부와 HUD의 회계 자료에서 막대한 “미확인 지출”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8년 국방부 감사는 회계 오류와 불투명한 지출을 지적했지만, 이 돈이 모두 비밀 프로젝트로 흘러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로이터 통신이 이 같은 규모의 기밀 예산을 보도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는 확인되지 않는다. 미국 정부의 예산 불투명성은 사실로 보이지만, 그 돈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캐서린 피츠의 폭로 (비밀 지하기지와 CFR)

캐서린 피츠는 단순한 관료는 아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그녀는 외교협회(CFR) 가입 제안을 받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CFR의 제안을 거절했고, 이후 정부의 비밀을 폭로하는 길을 택했다.
그녀는 폭로 인터뷰에서 CFR 관계자가 “가입하지 않으면 끝”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하며, 정부가 그녀를 “지하기지의 락커에서 지웠다”고 농담 섞인 비유로 말하기도 했다.
피츠의 가장 충격적인 주장은 미국 내 약 170개의 비밀 지하기지와 이를 연결하는 지하 운송망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그녀는 이 시설들이 지구 멸망 이벤트, 예를 들어 1만~1만 2천 년 주기의 대재앙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지구는 약 12,800년 전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 시기에 급격한 기온 하락으로 인류가 멸종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하지만 주기적 멸망 이벤트와 지하기지를 연결하는 그녀의 주장은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

미국이 군사 목적의 지하 시설, 예를 들어 샤이엔 마운틴(Cheyenne Mountain) 복합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국에 170개의 비밀 기지가 존재하고, 이를 지하 도로로 연결했다는 주장은 물리적·재정적 타당성이 낮다. 이런 규모의 건설은 수십만 명의 인력과 환경적 흔적을 남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위성사진이나 공식 문서 같은 증거는 없다.
필 슈나이더와 의문의 죽음

지하기지 음모론은 캐서린 피츠 이전에도 있었다. 1990년대 필 슈나이더(Phil Schneider)는 자신이 지질학자로서 정부의 지하기지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131개, 전 세계에 1,477개의 비밀 지하기지가 있으며, 2년간 1,411조원이 투입되었다고 폭로했다.
슈나이더의 이야기는 드라마틱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의 경력을 입증하는 기록은 없으며, 그의 강연은 음모론 커뮤니티에서만 주목받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의 죽음이다. 1996년 그는 의료용 공기튜브에 목이 감긴 채 발견되었고, 공식적으로 자살로 처리되었다.
참고로 필 슈나이더는 죽기 전 “내 친구 11명이 죽었는데, 그중 8명이 자살 당했다”고 말해 음모론자들은 이를 암살로 의심하고 있다. 사실 슈나이더의 죽음은 의문투성이다. 하지만 이를 암살로 단정할 증거는 부족하다. 그의 주장은 음모론의 전형적인 패턴인 과장된 숫자·부족한 증거·감정적 호소를 따른다.
솔라 미니멈과 태양 지구공학

캐서린 피츠는 또 다른 위협으로 솔라 미니멈(Solar Minimum)을 언급한다. 이는 태양 활동이 약화되는 주기로, 식량 위기와 경제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나사와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태양 주기를 모니터링하며, 다음 솔라 미니멈이 2029~2031년경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출처: NASA Solar Cycle) 그러나 이를 식량 위기나 경제 붕괴로 연결하는 것은 과장이다. 역사적으로 17세기 *마운더 미니멈(Maunder Minimum)은 소빙기와 연관되었지만, 현대 과학에서는 솔라 미니멈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본다.
*참고로 마운더 미니멈은 1645년부터 1715년경까지 약 70년간 태양 활동이 극도로 약화된 시기를 가리킨다. 이 기간 동안 태양 흑점 수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이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감소로 이어졌다.
마운더 미니멈은 소빙기(Little Ice Age)로 알려진 지구의 기온 저하 시기와 일부 겹치며,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더 추운 겨울과 기후 변화가 관찰되었다. 그러나 소빙기의 원인은 태양 활동 감소뿐 아니라 화산 활동, 대기 순환 변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여겨진다. 이 현상은 천문학자 에드워드 마운더(Edward Maunder)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더 논란이 되는 것은 태양 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이다. 2025년 4월 22일 영국 정부가 태양빛을 흐리게 하는 정책을 채택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공식 기록은 없다.
빌 게이츠(Bill Gates)가 2021년 하버드 대학교의 태양 지구공학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사실이다.(출처: Harvard Solar Geoengineering Research Program) 하지만 이 연구는 소규모 실험 단계에 머물렀으며, 정책으로 채택된 적은 없다.
태양 지구공학은 기후 변화 대응 방안으로 논의되었지만, 결국 환경적 위험과 윤리적 논란 때문에 아직 실용화되지 않았다. 이를 음모론으로 과장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진실과 음모론의 경계
캐서린 피츠와 필 슈나이더의 폭로는 꽤 흥미롭기는 하다. 그리고 이들의 주장 일부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천문학적 금액, 신뢰할 만한 인물의 배경, 그리고 미국 정부의 예산 불투명성과 몇몇 군사적 지하 시설의 존재는 실재한다.
그러나 이를 비밀 지하기지 네트워크나 지구 멸망 대비로 확장하는 것은 추측을 넘어 억측에 가깝다. 음모론은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을 찾으려면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
캐서린 피츠의 자료가 있는 missingmoney.solari.com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좋고, 나사와 정부간 기후변화 패널(IPCC)의 공식 보고서를 읽어보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과장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고 비판적 사고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며
미국 정부의 기밀 프로젝트와 지하기지 이야기는 상당히 매혹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대부분은 음모론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영거 드라이아스와 솔라 미니멈 같은 과학적 사실은 실재하지만, 이를 비밀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진실은 음모론보다 더 복잡하고, 때로는 덜 드라마틱하므로 사람들은 진실보다 음모론에 귀를 솔깃해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