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 파병, 그 이면의 정치적·경제적 계산


최근 북한이 특수부대 1만여 명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했다는 북한 러시아 파병 소문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파병이 단순한 군사적 지원을 넘어선 복잡한 정치적, 경제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실전 경험을 얻으며,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이면의 의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장기적으로 북한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북한 러시아 파병 이미지
북한 러시아 파병설,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할듯….


북한 러시아 파병, 단순한 군사적 지원을 넘은 정치·경제적 목적

최근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북한이 특수부대 4개 여단, 총 1만 여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했다는 소문이다. 한 매체에 따르면, 해당 북한군은 이미 러시아 연해주에서 훈련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진 사실은 없다.  

과거 김정일은 자신의 유서에 ‘역사적으로 가장 북한을 힘들게 했던 나라는 중국’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현재 우리와 가장 가까운 국가지만 앞으로 가장 경계해야 할 국가로 변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므로 김정은은 이러한 아버지의 유언을 이어받아 북한을 속국 취급하는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2018년 CIA 국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를 만난 김정은은 ‘중국이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만들기 위해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한다. 중국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 내의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라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분명히 드러낸바 있다. 

2018년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2018년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이미지 출처- nbcnews)

하지만 대중국 무역 비중이 90% 이상 넘어가는 상황에 러시아는 당장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북한보다 중국과 더불어 한국을 더 중요시했다. 

그리고 북한의 인민들은 고난의 행군 이후 무너진 배급제로 생겨난 장마당을 통해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자신들에게 배급조차하지 못하는 국가의 불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또한 이시기에 에 태어난 북한의 MZ라고 불리는 장마당 세대들의 국가에 대한 충성도가 바닥을 치면서 김정은의 고민은 커져만 갔다.  

북한 장다당
북한 장다당의 모습 (이미지 출처- thejakartapost)

그러다 때마침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했고, 이것을 빌미로 김정은은 대중국 무역 봉쇄와 밀수를 단속, 눈엣가시였던 장마당의 영향을 축소·통제하기 시작하면서 여느 때와 같이 자력갱생을 부르짖었다. 하지만 준비하고 있던 경제정책까지 실패하면서 국가의 도움 없이 성장한 장마당 세대들의 김정은에 대한 불신은 더욱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를 잠재우고,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김정은은 배급제 부활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를 위해선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북·중 국경 재개방과 더불어 경제 회복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결국 중국 외에 새로운 파트너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는 경우 러시아의 침략이 다른 유럽 국가들로 확산되면서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이면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했고, 미국을 주축으로 한 한국과 일본 등의 비유럽 국가들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미지 출처- ft)

이에 러시아는 브릭스를 통해 반미 전선을 구축하려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한 채 결국 국제적으로 고립되기 시작했다. 

세계 2위의 군사대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대부분의 호사가들은 일주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전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러시아는 수많은 군인을 잃었고 탄약과 포탄, 미사일까지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로 식량과 자원, 에너지, 위성 및 군사 기술 그리고 인력 수출 및 무기 판매로 외화 벌이가 필요했던 김정은과 푸틴의 이해관계가 들어맞은 것이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간접적으로 무기지원을 시작하자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밀착 관계를 강화했으며, 작년 11월 북한이 세 번째 시도 끝에 성공한 군사정찰 위성 발사에도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북한과 러시아는 상징적 협력을 넘어 실질적 군사 교류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2024년 6월, 푸틴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면서 유사시 군사적 수단을 포함해 지체 없는 원조를 ‘조약’으로 명문화하고, 양국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시켰다. 이는 과거 조·소 동맹에 존재했던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다시 부활한 것에 가까운 수준으로 북·러 조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푸틴과 김정은
푸틴과 김정은,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이제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 (이미지 출처- han)

그 결과 얼마 후, 러시아 도네츠크 북한 공병부대 파병설이 나왔지만, 소문만 무성한 채 사람들의 머리에서 잊혀져가는 와중 지난 8월, 북한 파병이라는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전선에 집중된 러시아군의 허를 찔러 처음으로 러시아의 본토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격했다. 러시아는 즉시 군을 급파해 일부를 탈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이 사건은 푸틴과 러시아 내부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2년 8개월간 지속된 전쟁으로 러시아는 심각한 병력 손실에 직면하게 된다.  

최소 25만 명의 사상자와 탈영과 병역 기피자가 무려 5만 명으로 추산되는 만큼, 러시아에게 병력이 절실해졌고, 이러한 위기에 푸틴의 결정은 러시아군 전투복을 입혀 몽골계 러시아인으로 신분을 위장한 북한군이었다. 

그렇게 북한은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총 1만 여명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했다. 사실 말이 특수부대지 일반 보병보다 조금 더 나은 훈련을 받은 수준에다 실전 경험은 전무한 병력이다. 

특히 북한군은 최신 전술 경험이 부족하고 러시아군과의 언어장벽으로 통합 작전이 불가능해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한 병력 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북한군의 전면전 참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 북한군의 장점은 전투보다는 건설에 특화된 병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김정은의 외화벌이로 보내진 공병대가 민간인으로 위장하고 전선에 투입되어 진지와 참호 등을 구축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파병으로 인한 김정은의 노림수

먼저 군사적 관점에서 북한의 파병은 그들의 공병 부대가 쿠르스크의 방어선을 구축하고 우크라이나 군을 방어함으로써 러시아에게 병력 운용의 유연성을 제공해 러시아의 정예 병력을 주요 전선에 집중 배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노림수는 단순한 군사적 관점을 넘어 복잡한 정치·경제적 계산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군사적 관점에서 북한은 수백만 발의 포탄을 지원해 수익을 얻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만에 하나 러시아가 북한에게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는 경우 북한은 미사일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또한 1만 여명의 북한군이 전선에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전선에서 전술과 무기 운용 경험을 갖춘 이들이 귀국하여 훈련 교육 또는 최전방에 배치된다면 북한군의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이번 참전의 성과로 북한은 군사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여기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실전 드론 운영 기술을 습득하는 것으로, 이것이 북한에 도입된다면 우리군은 상당히 골치 아플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적 관점으로 북한의 지금과 같은 직접적 군사지원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북·러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연해주를 통한 경제개방 정책이 활성화될 수 있으며,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식량, 천연가스, 석유 등 필수 자원을 확보해 북한 경제가 성장할 수도 있다. 

정치적 관점으로 보더라도 김정은은 이러한 전쟁 특수로 경제가 회복되며 경제 붕괴로 인해 자신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었던 장마당 세대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이들을 체제에 대한 지지 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또한 전쟁에서 돌아온 병력을 김정은 정권의지지 세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파병으로 인한 부작용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들은 동시에 북한 내부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외부 세계를 경험한 2030 젊은 파병 군인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어쩌면 초대형 불만 집단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으니 말이다. 

러시아의 상대적 자유와 풍요를 경험하고 돌아온 파병 군인들의 보상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김정은의 통치력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수 있어 내부 붕괴를 일으킬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섣부른 판단을 내리긴 어렵지만, 북한의 파병은 단기적으로 확실히 북·러 양국에 이익을 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북한 체제 안정성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리

북한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설은 단순한 군사적 지원 이상의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병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경제적·군사적 이익을 노리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김정은의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한군의 파병은 러시아군의 병력 부족을 보완하고, 북한군이 실전 경험을 쌓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전투보다는 건설에 특화된 공병 부대의 활동이 주요 목표일 것으로 보이며, 실전에서 얻은 경험은 귀국 후 북한군 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은 전쟁을 통해 군사적 기술을 습득하고, 러시아와의 경제적 협력을 통해 필수 자원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도 예상된다. 외부 세계를 경험한 파병 군인들이 북한 체제에 불만을 품을 수 있으며, 이들이 북한 내부의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김정은의 체제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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