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의 중국인 해커 체포 보도, 어디까지 진실인가?

지난 16일, 스카이데일리는 중국인 해커 99명이 선거 개입 혐의로 체포되어 평택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로 압송되었다고 보도하며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해당 보도는 출처의 신빙성 부족, 증거의 불충분함, 그리고 미군의 공식 부인으로 인해 신뢰도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계엄군이 중국인 해커를 체포하는 가상 이미지
스카이데일리의 중국인 체포 보도 과연 진실일까?




압송된 99명의 중국인 해커에 대한 스카이데일리의 보도


스카이데일리 로고
문제의 미디어 스카이데일리 (이미지 출처- 스카이데일리)


지난 1월 16일 스카이데일리는 한·미군당국이 선거연수원에서 체포한 99명의 중국 국적 간첩들을 평택항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로 압송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미군의 심문과정에서 선거 개입 혐의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중국 정부는 자국민이 체포·압송되었지만, 관련 사실을 함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한·미 공동작전에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관여했다고 스카이데일리 측은 전했다. 


며칠 후 스카이데일리는 후속 보도를 통해 이 중국인들은 IT와 관련된 전문가들로 외국인 연수생 신분을 가장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6개월을 주기로 교체되었으며, 이중 일부가 업무에서 제외된 후 실업급여도 받았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측은 이들이 조선족이거나 중국 국적 화교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최근 스카이데일리는 중국인 간첩 혐의자 중 우선 체포 대상 인물들이 항공편을 통해 주일미군 기지를 떠나 미국 본토로 압송되어 심문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며칠 후 미군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았는데, 주한미군에 따르면, 스카이데일리의 모든 정보는 거짓이고, 미 국방부 역시 이 주장이 거짓이라고 밝혔다. 



근거가 부족한 스카이데일리의 보도


압송된 99명의 중국인 해커에 대한 스카이데일리의 보도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의 보도는 뭔가 허술하고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들이 부족하다.


① 출처의 신빙성 부족


우선 제보자 및 취재원의 신원이 불분명하다. 스카이데일리는 해당 보도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신원에 대해 정통한 소식통, 복수의 관계자, 복수의 국내정보 소식통, 사안에 정통한 이들 소식통, 익명의 군사 전문가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결국 이들의 신원이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완전히 신빙성 있는 주장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물론, 언론보도에서 취재원의 신원 보호가 기본 원칙이기는 하지만, 현재 미국이 이 사건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취재원의 제보가 모두 사실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


② 극비 작전의 언론노출


미 국방정보국 DIA 휘장 이미지
미 국방정보국 DIA (이미지 출처- emflag)


극비 군사작전은 민간 언론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방정보국(DIA)이 주도적으로 전개한 작전이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그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미국 해외 주둔지에서 벌어지는 모든 작전은 전적으로 주둔에 있는 미군 캠프의 통제 하에 있는 것이 원칙이다. 즉, 주한미군의 승인 없이는 어떠한 특별 군사작전도 한국 영토에서 수행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DIA 비밀 작전을 주한미군, 유엔사, 한미연합사 등이 모두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더욱이 주한미군도 모르는 별도의 정보 라인을 스카이데일리 측이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③ CCTV 증거의 신빙성


문제의 계엄군 버스 CCTV 이미지
문제의 계엄군 버스 CCTV 이미지


위의 이미지는 중국인을 압송했다는 버스가 촬영된 CCTV 사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버스는 중국인을 압송한 버스가 아닌, 계엄군을 태우고 온 버스이며, 결정적으로 중국인 해커들이 버스에 오르는 장면이 없기 때문에 탑승자들의 신원에 대해서는 논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만약 저 버스 내부에 검거된 해커들이 탑승해 있었다면, 최소 1개 소대 규모의 계엄군 병력이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까지 버스 주변을 포위하거나 사주경계를 하는 등 다양한 전술적 행동을 보였을 것이다. 또한 버스 이동 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차량 앞뒤로 반드시 호위 무장 차량이 동행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CCTV 사진 속(CCTV 영상 또한 동일)에서 버스 주변에는 아무런 긴장감도 관찰되지 않는다. 약간의 전술적인 상식만 있다면, 금방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허술한 호송 작전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CCTV를 확인해보면 버스는 도착한 모습 그대로 그곳을 떠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애초에 계엄군이 탑승한 버스가 도착한 것이고 특이사항 발견되지 않자, 이후 그대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측 변호인단이 선관위에 체류한 중국 국적의 사무인 명단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선관위연수원에 머물렀던 명단을 조사하라는 것이지, 스카이데일리가 보도한 중국인 해커 99명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관위의 채용비리는 이미 사실로 밝혀졌으며, 이외에도 선관위는 사전투표를 포함해 부정 선거 의혹을 스스로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중국인 해커 99명의 압송에 대한 진위 여부는 지금으로서는 밝힐 수도 없고, 앞으로 밝혀지지도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해커들을 압송한 것이 사실이라도, DIA가 전개한 극비 작전이므로 미군측도 이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할 가능성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군에 의한 민간인 압송은 전시 상황이 아닌 경우 국제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불법 납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진상 규명을 절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의주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다 (이미지 출처- hl)


최근 트럼프는 취임식 직후 무도회 행사에서 해외 파병 기지와 화상 통화를 했다. 전 세계 70여 개국에 배치된 미군 기지는 무려 800개에 이른다. 그런데 트럼프가 가장 먼저 연결한 미군 기지는 다름 아닌 평택 험프리스 주한미군 캠프였다. 


이 화상 통화에서 트럼프는 관계자에게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라고 질문했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 또한 한국의 계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가가 혼란스러운 사태에 직면하고 있을 때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살포해 민중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분열시키는 것은 원래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문 분야다. 필자는 트럼프와 바이든이 맞붙던 지난 2020년 미대선 때 이와 비슷한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퍼뜨리는 뉴스들을 이미 여러 번 접한 바 있다. 


아직까지 밝혀지지도 않은 음모론들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서 회자되고 있으며, 이러한 음모론의 역할은 민중을 분열시키는 것으로,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과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그 안에서 분열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것이다. 


당장 밝혀지기 어려운 사안에 붙잡혀 갑론을박(甲論乙駁)하는 것을 멈추고 가장 중요한 본질 안에서 사태의 진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 출처의 신빙성 부족보도에 등장하는 ‘익명의 군사 전문가’와 ‘정통한 소식통’ 등의 표현은 신뢰를 주기 어렵다. 특히, 민감한 군사작전 관련 정보가 구체적인 증거 없이 보도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근거가 부족하다.
② 극비 작전의 언론노출미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해당 보도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극비 작전이 민간 언론에 노출되었다는 주장 자체가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며, 이런 작전이 진행되었다면 관련 기관들이 몰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③ CCTV 증거의 신빙성보도에서 제시한 CCTV 영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영상에는 ‘압송된 중국인 해커들’이 실제로 등장하지 않았고, 호송 절차에서도 일반적인 군사작전의 긴장감이나 보안 조치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④ 미군 측의 강력한 부인주한미군과 미 국방부가 관련 내용을 ‘전적으로 거짓’이라고 명확히 부인한 점은 이 보도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⑤ 정치적 맥락과 음모론보도 내용은 음모론적 요소가 강하게 나타나며, 이를 통해 특정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줄 가능성이 크다.
⑥ 선관위 채용 비리와 부정 선거 의혹선관위 채용 비리는 이미 사실로 밝혀졌으며, 사전투표를 포함해 부정 선고 의혹을 스스로 불러일으킨 점이 자충수로 작용.   
근거가 부족한 스카이데일리의 보도 및 선관위 부정 선거 의혹


결론적으로, 스카이데일리의 보도는 명확한 증거와 신뢰할 수 있는 출처 없이 주장된 바가 많아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또한, 이 보도가 국내외 정치적 의제를 반영한 내용으로 의도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보도는 비판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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