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역사에 비해 소셜미디어는 빠르게 보급되어 현재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부작용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특히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우려가 더욱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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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보유금지법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4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계정보유금지법이 통과되었다. 심지어 14세 이상이라도 16세까지는 계정을 만들려면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해당 법은 당장 내년인 2025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플로리다주 외에도 미국 아칸소, 캘리포니아, 루이지애나, 오하이오, 유타주가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법정 공방 때문에 법안이 일시 시행 중지된 주도 있지만 말이다. 여하튼, 현재 10대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시키는 정책들이 미국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거대 테크 기업들을 보유한 소셜미디어의 본고장 미국에서 이러한 법들이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는 표현의 자유로, 전 세계에서 이러한 가치를 가장 중요시하는 나라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와 상충하는 소셜미디어 금지법이 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그 배경에는 페이스북에서 유출된 내부문건이 있다.
2021년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페이스북 연구원들이 3년간 비밀리에 진행한 연구 자료가 폭로되었다. 이는 10대들의 정신건강과 소셜미디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로, 인스타그램에 의해 10대들의 불안과 우울 증상 증가 및 자살과 자해 충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10대 여성들이 심각한 영향을 받았는데, 조사결과, 응답자 3명 중 1명이 인스타그램의 게시물들을 보며 자신과 타인을 비교함으로써 좌절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모두 알고도 페이스북측은 입을 다물고 침묵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사실 페이스북의 내부문건 이외에도 소셜미디어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연구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신의학계에는 소셜미디어가 정신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수많은 논문들이 있으니 말이다.
미국 연구 자료에 따르면, 소셜미디어가 보급되기 시작한 2010년 무렵, 청소년들의 우울증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적인 불안과 우울 증세가 두 배 이상 급등했으며, 주의력결핍장애, 조울증, 거식증, 조현병 등과 자살률과 자해율 또한 2010년 이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10대 청소년들만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소셜미디어 보급 이후 전 연령층에서 정신질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도대체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소셜미디어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하는 여러 논문 및 통계는 존재하지만 의학적으로 어떤 작용을 거쳐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아직까지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원인 중 가장 많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도파민이다.
참고로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의욕, 행복, 기억, 인지, 운동 조절 등 뇌에 다방면으로 관여하며, 주로 새로운 것을 탐색하거나 성취하는 과정에서 쾌락의 감각과 감정을 지배하는 물질이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이러한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여러 연구를 해왔다. 예를 들어 ‘좋아요’에서 오는 보상감, 빠르게 소비되는 숏폼 콘텐츠의 자극 등 모두 도파민 분비 전략을 바탕으로 등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셜미디어 업계에서는 이를 흔히 루프(Loop)에 가둔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루프는 고리의 형태로 인해 반복의 의미로 널리 사용된다. 즉, 끊임없는 도파민 자극을 통해 사람들을 루프의 반복 속에 가둬둔다는 말이다.
소셜미디어에 대해 국내 기관이 실시한 조사 중 먼저 ‘소셜미디어 속 나와 현실의 나 사이의 괴리를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50%가 넘는 사람들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아마도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는 사진이나 영상은 우리 삶에서 타인에게 전시하고 싶은 가장 화려한 순간들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연출과 과장이 반복되면서 소셜미디어 속 자기 자신과 현실 속 자기 자신 사이에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⅓ 이상의 사람들이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성비와 연령대로 보면 각각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박탈감을 느끼는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경우 50% 이상이 타인의 게시물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날로 높아만 가는 행복한 삶의 기준
사실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게 사는 것은 정말 어렵다. 개개인의 삶을 판단함에 있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시적 차원에서 바라보았다. 예를 들어 어느 대학을 졸업했나, 어느 직장에 다니고 있나, 어느 지역, 어떤 집에서 살고 있나, 결혼 생활은 어떤가 등 말이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의 등장 이후 일상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시되는 시대가 되면서 우리 삶은 거시적 차원뿐만 아니라 미시적 차원에서도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 문화생활 등의 여가부터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하는지 등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조차 전시 및 평가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모두가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경쟁적으로 전시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행복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누구나 하지 못하고, 가지지 못하는 타인이 부러워할만한 것은 희소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이러한 것들을 전시하고 있으니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삶의 기준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
삶의 기준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 박탈감 등 우울의 루프를 극복하는 방법
이러한 우울의 루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에서 소셜미디어 앱을 지워버리면 된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제로 연을 이어가고 교류하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온라인 세상은 자신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조차 영향을 받는다. 즉,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인류는 개인이 교류하는 인간의 숫자를 극단적으로 늘려 버린 것이다.
국제학술지에 개제된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사용을 일주일 동안 중단한 결과, 정신건강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반적인 행복도가 높아지고, 우울과 불안 증세가 개선된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는 타인의 연출된 일상, 그 모습들을 들여다보며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거나 우울하다면 쉽지는 않겠지만 잠시 동안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멀리해 보는 것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