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과 죽염, 암염 중 어떤 소금이 건강한 소금일까?

천일염이 건강에 좋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정제염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천일염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소금이라고 할 수 없다. 최근 천일염에 불순물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천일염의 미네랄 함유량과 생산과정에서의 불순물, 그리고 구운 소금, 죽염, 암염 등 각각의 소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천일염보다는 암염을 선택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천일염을 상징하는 이미지
천일염은 정말 건강에 좋을까? (이미지 출처- oralinkhealth)


● 천일염(바다소금)

천일염(바다소금)은 바다의 수분이 증발하여 남은 소금으로, 대부분 해수에서 추출된다. 천일염 생산 방법은 해수가 특정 지역의 해안에서 수집되면, 이를 염판이라고 불리는 큰 평지에 채워 넣는데, 햇볕과 바람의 영향으로 수분이 증발하면서 소금 결정이 형성되고, 이것이 천일염의 기본 형태를 이룬다. 현재 다양한 종류의 천일염이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각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과 환경적 조건에 따라 그 특성이 달라진다.


천일염에서 불순물이 나오는 이유

천일염은 생산과정 특성 상 어쩔 수 없이 상당한 양의 불순물이 섞여 들어가게 된다. 이것은 해외 천일염이나 우리나라 천일염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천일염을 물에 풀어 놓고 약 10~20분 기다리면 그 안에서 뻘 조각들, 즉 흙가루 등이 있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천일염 생산 공정상 바닷물을 자연 상태로 말리다 보니 갯벌이나 바닷물에 녹아 있는 여러 불순물이 잔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일염 생산업체와 해양수산부 산하 대한염업조합에서는 이러한 천일염의 불순물에 대해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기에는 극히 미량인데다 염화나트륨(NaCl) 특성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정작용으로 인체의 유해한 균 등의 불순물은 사멸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대한염업조합은, 해외 천일염의 경우 염화나트륨이 99%를 차지해 미네랄이 거의 없는데, 우리나라 천일염의 경우는 염화나트륨 80% 이외의 나머지 성분은 수분과 갯벌에서 나온 미네랄이기 때문에 불순물이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천일염 생산·판매업자들도 천일염이 맛소금 등의 정제염보다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고 홍보하고 있다. 


천일염에 풍부한 미네랄이 있다는 말은 궤변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이라는 말 자체가 궤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네랄이라는 것은 광물질이라는 의미고, 그 광물질을 대표하는 것이 사실 소금이기 때문이다. 즉, 대표적인 미네랄인 소금 이외에 다른 미네랄로 칼륨이나 칼슘, 마그네슘 등이 함유되어있어야 하지만 정작 천일염에서 나온 것은 불순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천일염 생산과정에서 바닷물에 녹아 있던 불순물이 우리건강을 좋게 해준다는 말은 거의 언어도단에 가깝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서강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인 이덕환 교수는 천일염의 불순물로 함유된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성분으로 미네랄을 보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며, 미네랄을 소금을 통해 보충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음식이나 영양제·보충제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천일염이 한국 전통 소금이라는 말은 틀린 말

이외에도 천일염 생산업체는 천일염에 조상의 지혜가 녹아있다거나 과거부터 이어져온 한국 전통 소금이라고 홍보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문제가 있다. 그 이유는 한국 전통 소금은 바닷물을 끓여서 만드는 ‘자염’(煮鹽)이기 때문이다. 현재 천일염 제조 방식은 일본으로부터 유입되어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부터 성행한 생산 방식으로 그 역사가 길지 않다. 

자염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미지
바닷물을 끓여 만드는 한국의 전통 소금 제조법인 자염 (이미지 출처- 영남일보)

참고로 처음 일본에서 천일염 제조방식을 들여왔을 때 우리나라의 자염에 비해 쓴맛이 강해 천일염을 ‘왜염’이라고 칭하며 천대한 적도 있다.


천일염 생산·판매업체의 지나친 마케팅

이뿐만 아니라 천일염 생산·판매업체의 지나친 마케팅은, 정제염 또는 재제염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으로도 이루어졌는데, 이온 교환막을 통해 불순물을 거르는 정제염이나 천일염을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재결정화 하는 재제염을 공장에서 만든 인공 및 인위적인 소금이라고 묘사한 반면, 천일염은 천연소금 또는 자연이 준 선물 등으로 포장하고는 했다. 

사실 천일염과 정제염 그리고 재제염 등은 모두 같은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된 소금으로, 소금 이외의 다른 미네랄이 거의 없어 영양학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결론적으로, 일반적으로 천일염이 미네랄이 풍부한 자연의 소금이라는 마케팅의 영향으로 비교적 가격도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지만, 천일염에 풍부하다고 홍보하는 미네랄은 사실 알 수 없는 불순물일 뿐이며, 소금 자체에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천일염 생산·판매업체의 얘기는 그저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라는 말이다. 


● 구운 소금

구운 소금도 마찬가지다. 천일염을 고온으로 가열해 만드는 구운 소금은 본질적으로 굽기 전과 화학적 차이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소금에는 불에 탈 수 있는 유기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천일염에 다량 함유된 수분이 증발하는 것이 전부로, 집에서 천일염을 임의로 가열해 구운 소금으로 만들어 먹는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사실상 없다는 말이다. 

또한 구운 소금은 소금을 굽는 과정에서 건강에 유해할 수 있는데,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서 소금을 고온으로 가열할 경우 미량의 조리흄(cooking fume)이 발생할 수 있어 이러한 조리흄을 들이마실 경우 기관지에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죽염

죽염은 잿빛을 내는 소금으로,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고 구워 만든 소금을 말한다. 죽염이 잿빛인 이유는 대나무가 타면서 재가 섞여 들어가기 때문인데, 과거 2002년에는 죽염을 만드는 과정에서 불완전연소로 만들어진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되면서 죽염 판매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 암염(돌소금)

암염은 과거 지각변동으로 바다가 육지로 변한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는 돌소금으로, 대표적으로 히말라야 소금, 레드몬드 리얼 솔트, 게랑드 소금, 블루 페르시아 소금 등이 있다. 암염은 사실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소금이지만,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지형이라는 이유로 바다소금인 천일염에 더 익숙할 수밖에 없다. 

히말라야 소금의 이미지
히말라야 소금은 특이하게 분홍색을 띠고 있다 (이미지 출처- prevention)

암염은 천일염과 달리 염화나트륨 외에 미네랄 함량이 비교적 많아 약한 알칼리성을 띠고 있으며 해수오염에 대한 걱정도 없기 때문에 당연히 불순물이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는다.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암염 중 2가지인 히말라야 소금과 레드몬드 리얼 솔트를 보면, 히말라야 소금은 미네랄이 84종, 레드몬드 리얼 솔트는 미네랄 60종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외에도 천일염 등의 바다소금에서 볼 수 없는 요오드가 100~200mcg 정도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서강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의 말처럼, 제아무리 미네랄이 풍부한 암염이라고 할지라도 미네랄 함량이 워낙 적기 때문에 미네랄 섭취 목적으로 암염을 섭취한다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정제염 또는 천일염의 불순물이나 미세플라스틱이 걱정된다면 암염인 히말라야 소금과 레드몬드 리얼 솔트는 나쁘지 않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참고로 히말라야 소금은 암염 중에서 칼륨의 함량이 레드몬드 소금보다 3배 정도 많아 고혈압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양이 너무 적기 때문에 소금으로 칼륨을 보충한다는 것은 역시 큰 의미가 없다. 차라리 칼륨이 풍부한 시금치, 감자, 고구마, 흰콩 등 채소와 바나나, 사과 등 과일을 섭취하거나 미네랄 관련 영양제 또는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히말라야 소금과 레드몬드 소금은 암염 특성상 라듐이나 우라늄 등 극미량의 방사선 원소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워낙 미미한 양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정리하자면, 정제염보다 조금 나을 수 있겠지만 천일염은 미네랄은 거의 없고, 알 수 없는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건강에 좋은 소금이 아니며, 암염은 천일염보다 비교적 미네랄 함량이 높기는 하지만 이 역시 턱없이 적은 양이므로 건강상 이점을 누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천일염의 불순물이나 미세플라스틱이 우려된다면 암염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소금에서 미네랄 섭취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미네랄은 음식이나 영양제 및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소금과다 섭취 시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설탕뿐만 아니라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제2형 당뇨병 유발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 툴레인대 공중보건 및 열대의대가 영국 바이오뱅크 등록된 성인 40만 명을 대상으로 소금 섭취량을 조사해 평균 12년 동안 13,000건 이상의 제2형 당뇨병 발병사례를 관찰해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로, 소금을 전혀 또는 거의 섭취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가끔·보통·항상 소금을 첨가하는 사람은 제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각각 3%·20%·3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금 과다 섭취가 당뇨병에도 영향을 주는 이유는 아직까지는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소금 섭취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만들어 비만 및 염증 등의 위험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추론이다.  

이는 당뇨병 위험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설탕뿐만 아니라 소금 섭취도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인데, 지금부터라도 음식조리 시 소금을 덜 넣고 간을 맞추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 연구진의 조언으로, 당뇨병 고위험군에 처한 사람들, 즉 당뇨병 또는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거나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이고, 과체중, 45세 이상, 그리고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본 포스트의 건강 관련 모든 콘텐츠는 발표된 논문과 연구자료 및 학술지, 건강관련 서적 등을 바탕과 더불어 개인적인 학습을 통해 건강한 정보전달을 위해 제작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마다 체질, 건강상태 등이 모두 다르므로 결과 또한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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