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음식과 중국 간식들이 유행이다. 그중에서 특히 유행하는 간식이 있는데 바로 ‘탕후루’이다. 탕후루는 중국에서 송나라 때부터 먹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중국어 발음 그대로를 우리나라 말로 옮겨왔고, 영문으로도 역시 Tanghulu라고 표기한다. 탕후루를 직역하면 ‘설탕 표주박’이라는 의미로, 원래는 신맛이 강한 산사나무 열매를 꼬치에 꽂아 설탕물을 입혀 먹는 음식이었다.
따라서 중국 사극에서 가끔 탕후르가 출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마라탕을 먹은 후 탕후루를 후식처럼 먹는 것이 하나의 코스처럼 되어버렸다. 사실 마라탕도 문제기는 하지만 이 탕후루가 더 문제다. 혹자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하겠지만 탕후루의 실체를 알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갈 것이다.
- 탕후루의 실체
- 최종당화산물(당독소)
- 과거의 설탕과 지금의 설탕
- 당류와 칼로리가 넘치는 시대
탕후루의 실체
탕후루는 설탕을 녹인 설탕물로 과일 표면을 코팅한 간식으로, 그냥 보기에는 생과일이라 건강한 간식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과일과 녹인 설탕의 조합은 건강에 최악의 조합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 생과일까지는 건강에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과일 표면에 발려진 설탕이 문제의 주인공이다.
참고로 과일의 과당은 인슐린의 관여 없이 바로 에너지로 사용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과거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과일의 과당은 꽤 효율적인 에너지원이었다. 하지만 설탕의 풍부한 포도당과 과일의 과당을 함께 섭취하게 되면 과당조차 에너지원으로 바로 사용되지 않고 복부에 지방으로 축적되기 때문에 지방간, 복부비만, 통풍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통풍 등의 대사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가급적 탕후루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요즘처럼 소아비만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대에 아이들에게도 탕후루는 절대 권할만한 간식이 아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설명한 탕후루에 발라진 설탕물의 문제보다 더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최종당화산물(당독소)
참고로 설탕에 열을 가해 녹이게 되면 최종당화산물(AGEs), 즉 당독소가 다량 발생하는데 이러한 당독소는 고온에서 당과 단백질이 결합해 변성되는 것으로, 스스로 분해되지 못해 세포내 다양한 효소와 결합해 효소 활성을 억제하고, 면역세포와 신경세포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당독소는 콜라겐에 쉽게 결합해 피부를 칙칙하고 주름지게 하며 결국 노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피부 관리에 진심인 여성들은 가급적 탕후루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기에 더해 당독소는 혈관 벽을 경화시키고, 무릎 등 관절 염증에 관여해 통증을 유발하며 다양한 질환에 우리 몸을 노출시킨다. 이러한 당독소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당독소 수치가 증가하면 다양한 암의 유발 위험이 증가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혈중 당독소 수치가 높은 여성들의 경우 다낭성증후군과 심장병을 유발해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도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냥 눈으로 봐도 이러한 당독소가 범벅되어 있는 탕후루, 성인이든 아이이든 간에 가급적이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다.
과거의 설탕과 지금의 설탕
과거 한국 전쟁 이후부터 60~7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는 소위 ‘보릿고개’라는 것이 있었다. 가끔씩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때는 정말 나무껍질을 삶아 먹을 정도로 먹을 것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이것은 비유적 표현이 아닌, 사실이라는 점이 충격적이다. 이렇게 먹을 것이 없어 칼로리가 턱없이 부족한 시대에는 설탕과 같은 당분은 그야말로 부잣집 사람들도 가끔씩 먹을 수 있었던 귀한 먹거리였을 것이다.
당류와 칼로리가 넘치는 시대
요즘처럼 당류가 넘치고 칼로리가 넘치는 시대에 과거 먹기 힘들었던 귀한 설탕(당분)은 대사증후군이나 암, 결국은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주범이 되어 버렸다. 현대에 와서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음식문화가 탕후루만이 아니다. 이외에도 빵, 마카롱, 케이크, 아이스크림, 가공식품 등 수없이 많다. 그나마 다행이도 우리 몸은 이러한 음식에 대비해 혈당을 조절하고 당독소를 제거하는 시스템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미 한 끼 식사의 당류를 훌쩍 뛰어넘는 분식 또는 간식들이 넘쳐나는 상황에 당류들이 계속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면 혈당을 조절하고 당독소를 제거하는 기능도 더 이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우리 몸은 천천히 망가져갈 것은 자명하다.
마치며
사실 음식에 있어 맛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다. 그러나 건강을 고려할 때는 영양성분의 조합이나 인체의 유해성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즉, 단순히 입맛을 위한 음식 선택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음식을 고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말 안타깝게도 우리 입에 맛있다고 느껴지는 음식들은 이상하게도 몸에 해로운 것들이 대부분이라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 그냥 입에서 맛있는 음식만 먹을 것인가, 아니면 조금 귀찮고 힘들더라도 건강을 생각해 자제하고 선택해 먹을 것인가, 우리는 늘 이러한 선택의 귀로에서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실 이제 우리는 어떤 음식이 건강하고 또 어떤 음식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지 모두 알고는 있다. 하지만 알면서도 ‘오늘은 괜찮겠지,’ ‘오늘만 먹어야지’ 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마찬가지다. 항상 질펀하게 먹고 나서 후회하는 짓을 얼마나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