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불경기임에도 주변에서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렇게 생활비는 절약하면서도 자신의 취미만큼은 과감하게 투자하는 이들을 ‘하비슈머’라고 부른다. 2025년 현재 하비슈머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새로운 소비 패턴의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비슈머란 무엇이며, 이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취미에 진심인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보고, 자신 역시 하비슈머인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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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슈머란?
하비슈머(Hobbysumer)는 ‘취미(Hobby)’와 ‘소비자(Consumer)’를 결합한 신조어다. 자신의 행복과 만족감을 위해 취미 활동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즐기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단순히 취미를 즐기는 것을 넘어서, 취미 활동을 자기 계발의 일환으로 여긴다.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식비나 생활비는 아끼면서도 취미생활에는 비용을 기꺼이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하비슈머 문화가 더욱 확산되었다.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2%가 취미 활동을 제대로 배우면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하비슈머의 7가지 핵심 특성

① 취미를 위한 과감한 투자
하비슈머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취미를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가격을 먼저 고려하는 것과 달리, 하비슈머는 품질과 만족도를 우선시한다.
예를 들어, 드로잉에 관심이 있는 하비슈머는 저렴한 연필 대신 전문가용 태블릿PC나 고급 화구를 구매한다. 요리가 취미인 사람은 기본적인 조리도구가 아닌 프리미엄 주방용품에 투자한다.
이들에게 취미 관련 지출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자기 투자의 개념이다. 따라서 가격보다는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신의 취미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② 자기만족과 힐링 추구
하비슈머는 취미 활동을 통해 자기만족과 힐링을 추구한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며, 이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적 안정을 찾는다.
퇴근 후나 주말에 자신만의 공간에서 취미 활동에 몰입하는 것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여긴다. 이들에게 취미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 요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취미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뜨개질, 십자수, 컬러링북 등이 대표적인 예다.
③ 깊이 있는 탐구 성향
하비슈머는 한 가지 취미에 깊이 빠져드는 경향이 강하다. 표면적인 체험에 그치지 않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기르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단순히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원두의 종류, 로스팅 방법, 추출 기법 등을 공부하고, 직접 홈 카페를 꾸며 바리스타 수준의 커피를 만들려고 한다.
이러한 깊이 있는 탐구는 최근 ‘디깅(Digging)족’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다. 하비슈머가 특정 분야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디깅 소비’로 발전하는 것이다.
참고로 디깅족이란, 특정 분야에 깊이 파고들어 탐구하는 사람들을 말하며 디깅 소비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깊게 파고들며 관련 제품을 소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필자의 경우 디깅족에 가깝다. 젊은 시절 맥에 빠져 잠시 허우적거린 때가 있었다. 아래의 파워북 링크에서 볼 수 있듯이 정말 비싼 취미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비슈머와 디깅족의 차이점 | ||
구분 | 하비슈머 | 디깅족 |
범위 | 취미 전반에 투자 | 특정 분야에 집중 |
깊이 | 넓고 다양한 취미 | 한 분야를 극도로 깊게 |
소비 패턴 | 취미 관련 전반적인 소비 | 특정 아이템에 집중 소비 |
목적 | 취미생활 자체의 즐거움 | 전문성과 차별화된 취향 |
④ 커뮤니티 활동 선호
하비슈머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작품이나 경험을 나눈다. *아래의 링크는 올드PC에 대한 향수를 담고 있다.
SNS를 통해 자신의 취미 활동 과정이나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도 하비슈머의 특징이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에 자신만의 취미 콘텐츠를 올리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이들에게 취미는 개인적인 즐거움을 넘어 사회적 연결의 수단이기도 하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더 큰 만족감을 얻는다.
⑤ 품질과 브랜드 중시
하비슈머는 취미 관련 제품을 구매할 때 품질과 브랜드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저렴한 제품보다는 다소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한다.
이들은 제품 구매 전 충분한 리서치를 한다. 온라인 리뷰를 꼼꼼히 읽고,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며, 때로는 직접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체험해본다.
특히 취미 활동의 핵심이 되는 도구나 장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진이 취미인 하비슈머는 카메라와 렌즈에 수백만 원을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⑥ 지속적인 학습 의지
하비슈머는 자신의 취미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싶어 한다. 단순히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한다.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거나, 관련 서적을 구매해 공부한다. 때로는 전문 학원이나 워크숍에 참여해 체계적으로 배우기도 한다. 이들에게 취미는 평생 학습의 영역이다.
새로운 기법이나 트렌드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전시켜 나간다.
⑦ 경험과 과정 중시
하비슈머는 결과보다는 과정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완벽한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만드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첫 번째 시도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
이들에게 취미는 결과물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있는 활동이다. 과정에서 느끼는 몰입감과 성취감이 가장 큰 보상이다.
하비슈머가 선호하는 대표적인 취미들

2025년 현재 하비슈머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실내 활동 중심의 취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뜨개질, 십자수, 컬러링북, 캘리그래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취미들은 집에서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완성품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하비슈머들에게 인기가 높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취미도 급성장하고 있다. 태블릿PC를 이용한 디지털 드로잉, 영상 편집, 음악 제작 등이 그 예다. 기술의 발전으로 전문가 수준의 도구를 개인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취미들이 확산되고 있다.
운동 관련 취미도 빼놓을 수 없다. 요가, 필라테스, 클라이밍, 테니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운동을 패션의 일부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운동 관련 용품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하비슈머 문화가 소비 시장에 미치는 영향
하비슈머의 등장은 소비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업들은 이들을 새로운 타겟 고객층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하비슈머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취미 관련 제품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저렴한 입문용 제품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고품질의 전문가용 제품들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체험형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커뮤니티 기반 마케팅도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가 직접 취미 커뮤니티를 운영하거나, 기존 커뮤니티와 협업해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
나도 하비슈머일까?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다음 항목 중 해당하는 것이 몇 개인지 확인해보자.
취미 관련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 고려한다. |
한 달 생활비 중 취미에 쓰는 비용이 일정 비율 이상을 차지한다. |
새로운 취미를 시작할 때 기본 도구가 아닌 좋은 도구부터 구매한다. |
취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취미 활동 과정이나 결과물을 SNS에 자주 공유한다. |
취미 분야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강의나 책을 찾아본다. |
취미 활동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한다. |
취미를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행복감을 느낀다. |
위 항목에서 5개 이상 해당한다면 당신은 전형적인 하비슈머다. 취미를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타입이다.
3-4개 해당한다면 하비슈머의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그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 앞으로 취미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개 이하라면 아직 하비슈머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절한 취미를 찾게 된다면 언제든 하비슈머로 발전할 수 있다.
하비슈머로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
하비슈머가 되는 것은 좋지만, 무분별한 소비는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명한 하비슈머가 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일단 예산 설정이 중요하다. 매월 취미에 쓸 수 있는 예산을 미리 정해두고, 그 범위 내에서 소비하는 습관을 기르자. 충동구매를 방지하고 계획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우선순위를 정하자. 여러 취미를 동시에 시작하기보다는, 한두 가지에 집중해서 깊이 있게 파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온다.
중고 거래를 활용하자. 고가의 장비나 도구는 중고로 구매해서 사용해보고,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새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자.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보를 얻고, 때로는 장비를 공유하거나 함께 구매해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마치며
하비슈머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를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 취미를 즐기고, 이를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취미에 대한 열정은 유지하되, 경제적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이 진정한 하비슈머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2025년, 당신도 자신만의 취미를 찾아 하비슈머의 삶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 취미가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