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반도체와 AI 기술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질 위기에 처했다. 중국의 급부상과 경직된 국내 정책으로 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주력 산업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AI 개발에서도 뒤처진 모습이 뚜렷하다. 본 포스트에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 원인과 중국의 기술 추격 현황,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한국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의 필요성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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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봉착한 한국의 반도체와 AI 개발 부진

최근 중국과 홍콩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의 딥 시크(DeepSeek), 알리바바의 큐원(Qwen) 2.5-맥스, 그리고 마누스(Manus) AI가 미국의 AI와 거의 대등하거나 오히려 낫다는 평을 받으면서 기술주 시장 경제의 판도를 바꿔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홍콩 항셍 기술 지수는 17%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는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상승률의 8배가 넘는 수치다. 대만의 TSMC 역시 인텔의 파운드리 지분 20%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제조 기업이 없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안보 욕구와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려는 TSMC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지난 20년간 한국이 지배해 온 메모리 반도체는 지금 위기에 봉착해 있다. 중국 D램 업체 CXMT와 낸드플래시 제조사 YMTC가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 기준 삼성전자가 68만장, SK 하이닉스가 46만장으로 총 114만장 가량을 매월 양산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CXMT의 D램 생산량은 2020년, 4만장에서 작년인 2024년 월 20만장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게다가 중국산 D램 가격은 한국의 절반으로, 한국의 중고 제품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그리고 중국의 대표기업 YMTC는 최근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돌입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기술 격차가 적어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이제 중국에 거의 다 따라잡혔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와 중국의 AI 인재 양성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AI를 무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AI 칩과 반도체 장비 수출을 엄격히 통제했다. 2019년 중국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2020년에는 엔비디아(NVIDIA)와 AMD의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했으며, 2023년에는 반도체 장비 수출마저 금지시켰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규제를 받을 때마다 기술 인재들을 집중 육성했다. 중국 정부는 대학을 개혁해 기술 천재들을 양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AI 반도체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특별전형인 강기(强基) 전형을 만들어 매년 4월,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받아 6월, 가오카오(대입 시험) 성적이 나오면 이 중 20분의 1 정도가 1차 합격을 하는데, 이들을 모아 중국 상위 39곳의 명문대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다방면의 시험을 통해 엘리트 입학생을 선발한다.
이렇게 명문대에 입학한 인재들은 별도의 그룹으로 관리되어 최종의 AI 기술자로 육성되는 것이다. 베이징대의 투링반, 칭화대의 야오·즈반이 대표적이다. AI 기업에서는 투링반과 야오·즈반 출신은 무조건 뽑으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인데, 그 이유는 학부에서 철저히 이론과 실무를 가르쳐 이들이 웬만한 미국 박사 수준보다 낫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이후로 중국 대학의 AI 관련 학과는 급속도로 증가해 왔는데, 충격적이게도 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리서치 한 대학 연구 성과 순위 중 12위안에 중국 대학이 여덟 개나 포함되어 있다. 특히 11위의 쓰촨대는 2년 사이 미국의 MIT, 스탠퍼드 대학을 제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서울대가 45위, 카이스트가 74위인 것을 보면 엄청난 차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된 중국발 딥 시크의 충격은 사실 중국 교육제도의 개혁이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중국은 한국도 하지 못하고 있는 그래픽 처리 장치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데, 이는 이러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한 결과다.
또한 중·러 합작 대학인 선전베이리 모스크바대학교 연구팀은 AI 칩의 연산 성능을 극대화한 PD-제너럴(General)이란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해당 알고리즘을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4070에서 테스트한 결과, 직렬 방식보다 800배, 오픈MP 방식의 병렬 연산보다 100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딥 시크는 알고리즘만으로 화웨이의 어센드 910C의 추론 성능을 엔비디아 H100 칩의 약 6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주 52시간이라는 경직된 근로 시간이 족쇄로 작용
한국은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압도적인 물량을 앞세운 저가 공세로 일본과 대만 D램 기업을 시장에서 밀어내고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압도적인 물량은 물론, 기술 천재들까지 집중적으로 양성하며 대한민국을 밀어내고 반도체 시장을 점유하려하고 있다.
지난해(2024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1,419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과 홍콩 비중이 51%로 압도적이다. 이렇게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한국을 앞지른다면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의 반도체를 수입할 이유가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우리나라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한국은 주 52시간이라는 경직된 근로 시간이 발목을 잡고 있다.』
반도체 산업 연구직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위해 여·야가 합의를 이루어낼 것 것처럼 보였지만, 더불어 민주당의 당 대표는 ‘장시간 노동과 노동 착취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는 말과 함께 돌연 태도를 바꾸어 반도체 법을 무산시켰다.
민주당의 당 대표는 연구에 필요한 장시간 노동을 노동 착취라 말하며 아직도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노동 현장을 보고 있으며, 세계정세를 읽지 못하는 것은 물론, 표심을 잡기 위해 근거 없는 정책으로 유니콘 기업 100개와 삼성전자 급 기업 여섯 개를 육성하겠다는 허언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에도 반도체 연구 인력이 주 52시간 근무에 발목이 잡힌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참고로 주 52시간 근무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이 강행한 정책이다. 필요한 시기에 집중력 있게 연구 개발에 매진해야 하는데, 주 52시간 시간제를 반도체 노동 환경에까지 적용시켜 기술 패권의 시대를 역행하는 노동 환경을 만들고 있는 현 상황이 필자로선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한국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이 시급
반도체 개발 R&D 업무는 보통 2년에서 3년이 걸리는 개발 기간 중 6개월 이상 집중 근무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중국,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의 R&D 인력은 주 80시간 넘게 근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금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엔비디아 직원들은 새벽 1~2시까지 일하기도 하고, 주 7일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계 1위 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 연구 센터는 엔지니어에게 특근 수단까지 지급하며 하루 24시간, 주 7일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의 최고 AI 인재들도 밤낮 없이 혁신에 몰두한 결과 전 세계 경제 시장을 딥 시크, 큐원, 마누스 AI로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하려면 일일이 고용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것도 3개월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경영자는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가야 한다.
하지만, 반도체와 2차 전지 등 첨단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고소득 전문직 근로자의 경우 근로 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한국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 도입이 시급한 시점이다.
참고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란, 연간 임금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인 근로자에게 연장근로수당과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근로 제도로, 근무 시간에 비례해서 업무의 성과나 질을 측정하기 어려운 전문직 종사자들이나 고위 관리, 행정직 종사자들의 경우 근무 시간이 아닌 성과를 기준으로 임금을 지불하자는 취지로 미국에서 도입한 근로 제도다.
참고로 고소득 전문직은 몇 시간 일하느냐가 평가의 기준이 아닌, 일의 결과에 따라 평가받고 급여도 그에 따라 책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직들이 자유로이 더 일을 해서 기업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을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어불성설: 말도 안 된다, 또는 말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뜻.
문재인 정부 시절 반도체 벨트로 선정된 평택시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 공장 설립이 중단되어 지금까지 상가와 주차장이 거의 비어 있고 공사비도 없어 4만~5만 명에 달했던 건설 인력이 1만 명대로 급감하고 심지어 도로와 상수도 설치도 중단된 상태다.
그리고 고용부에는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인데, 노동계가 연봉 1억이 넘는 귀족노조 건강을 염려하며 주 52시간 사수에 목맨다면 기업, 그리고 AI 산업과 한국 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