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성병, 매독

전 세계적으로 성병의 급증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때 후진국의 문제로 여겨지던 성병은 이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며, 연애 방식의 변화와 데이트 어플, SNS의 보급으로 인해 성병의 전파가 더욱 용이해지고 있다. 

성병 예방을 위한 콘돔 이미지
성병 예방을 위해 콘돔사용은 필수적이다 (이미지 출처- medlineplus)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성병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성병이 엄청나게 퍼지고 있는데, 열악한 의료 환경에 놓인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들, 그리고 한국 역시 성병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연애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지면서 데이트 어플과 SNS를 통해 하룻밤 보내는 목적, 즉 ‘원 나잇 스탠드’(One-night stand)로 사람 만나기가 더 쉬워진 상황이라 성병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듯싶다. 

또한 연애를 해도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가 성병에 걸렸던 사람인지도 알 수 없고 말이다. 앞으로 연애를 시작하는 첫날에 보건소에서 받은 서로의 성병 검사지를 교환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2023년 성병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팩트시트(Fact sheets)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일 100만 건 이상의 성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단위로는 매년 약 3억 7,400만 건의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수치로만 들으면 현재 성병 확산이 얼마나 심각하게 퍼져 있는지 감이 오지 않을 수 있는데, ‘랜싯 글로벌 건강’(The Lancet Global Health)이라는 학술지에 발표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5세 이상 남성 3명 중 1명은 HPV에 감염된 상태이며, 심지어 1개 이상의 HPV 유형에 감염된 남성도 5명 중에 1명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참고로 HPV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잘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특히 여성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암연구기관은 2018년 약 69,400건의 남성 암이 HPV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여성·남성 모두에게 HPV는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밖에도 전 세계 15~49세 5억 명 이상의 남녀 생식기에 헤르페스 감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여성의 경우 통계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미국인의 경우 약 80%, 한국의 경우 약 50%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성병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급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한국에서도 급증하고 있는 성병

지난 2023년 8월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성병 진료 환자는 최근 5년간 269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남성은 78만 9,138명, 여성은 190만 1,089명이다. 즉, 여성 성병 진료 환자가 70.6%로 남성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성병에 많이 감염된 이유는 여성이 면역학적이나 해부학적 구조로 보나 성병균에 더 취약하고 감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30대에서, 여성은 20대에서 가장 많은 성병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성병은 잠복기가 제법 길고, 표가 나지 않아 감염자조차 인지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수치스럽다는 이유 때문에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도 꽤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병 감염자가 이렇게 많은 것도 문제지만, 정말 문제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성적 접촉으로 전염되는 7종 성매개감염병의 국내 발생 건수는 2023년 8월 기준, 같은 기간보다 약 8% 증가했는데, 이 중에서도 매독은 2023년 8월 기준, 전년 대비 10%나 증가해 보건당국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총 775건의 매독 감염이 신고 되었는데, 이는 지난 해 신고 된 386건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치이며, 4월에도 벌써 73건의 매독(syphilis) 신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은 증가하고 결혼률과 출생률은 팍팍 떨어지는 와중에 성병 감염률은 급증하는 모양세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현재 해외에서도 급증하고 있는 성병


① 일본

일본의 매독 급증세를 보여주는 그래프 이미지
일본의 매독 급증세를 보여주는 그래프 (이미지 출처- nippon com)

이웃나라 일본은 한국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일본은 전국적인 매독 확산 때문에 국가적 비상 상황을 발동했을 정도로 심각하다. 일본의 전국 47개 도도부현 중 2023년 신규 매독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니 말이다. 

일본 국립감염증 연구소의 감염병 발생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일본 내 매독 감염 환자는 2023년 13,250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다 발병 건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013년에 매독 환자 수 1천명을 넘긴 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는데, 2022년에는 13,000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으며, 10년 사이에 13배 이상 수치가 급증한 것이다. 


② 미국

매독 때문에 골치 아픈 국가는 일본뿐만이 아니다. 미국 역시 현재 급증한 매독 환자로 인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사실 선진국 중 성병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성병은 매년 증가해 2021년에는 25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질병통제예방센터 레안드로 메나(Leandro Mena) 성병예방국 국장은 미국의 성병 유행은 둔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전망도 밝히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급증한 성병이 바로 매독으로, 미국 내 매독은 약 20년 전에는 거의 사라졌다가 2017~2021년 사이에 74% 급증했으며, 2022년 기준, 20만 7,255건을 기록하면서 2018년보다 약 80% 급증했다.  

미국 내 매독의 가장 큰 문제는 임산부와 아기들에게 매독이 전염되는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매독은 후천성 매독과 선천성 매독,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먼저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되는 후천성 매독, 그리고 매독균에 감염된 여성이 임신했을 경우 태아가 수직 감염된 경우를 선천성 매독이라고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서 선천성 매독 사례는 총 3,761건으로, 335건이 보고되었던 2012년에 비해 10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매독은 유산과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아기가 태어난다 하더라도 귀가 들리지 않고, 눈이 보이지 않는 등 심각한 발달지체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선천성 매독은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3,761건의 선천성 매독 사례 중 231건은 사산, 550건은 영아 사망을 일으켰으며, 안타까운 것은 선천성 매독 신생아의 약 38%가 산전 진료를 받지 않은 여성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임산부가 적절한 시기에 검사와 치료를 받았을 경우 약 90% 가량 선천성 매독 예방할 수 있었지만, 많은 산모들이 진료를 받지 않아 안타깝게도 치료시기를 놓쳐버린 것이다. 이는 많은 전문가들이 선천성 매독 사례가 미국 공공보건 시스템에 붕괴를 보여주는 것이라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전국 성 매개 질환 이사 연합은 선천성 매독 증가의 이유가 자금 삭감과 관료주의적인 장애물로 가속화된 부끄러운 위기라고 비판하는가하면, 미시시피대 보건대학원 존 D. 바우어(John D. Bower) 학장은 미국과 같이 부유한 나라에서 이러한 일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③ 캐나다

또한 같은 북미권인 캐나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캐나다 공중보건국은 최근 캐나다의 매독 증가세가 급격한 양상을 보여 감염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캐나다의 매독 감염 건수는 총 13,953건으로 이는 2018년 이후 6배나 크게 증가한 수치이니 말이다.   


④ 유럽

유럽 또한 다를 것이 없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2024년 3월 7일 성 매개 질환 통계를 발표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는데, 집계에 따르면, 2022년 매독 환자는 2021년보다 34% 증가해 35,000명 이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성병인 클라미디아 환자는 같은 기간 16% 증가해 21만 6,000명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 프랑스, 벨기에, 아일랜드 등 유럽에서는 매독보다 임질 감염자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무려 48% 증가한 7만 명 이상으로 집계 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 임질은 2023년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영국의 성병은 15~24세 젊은층에서 가장 두드러졌으며, 임질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매독은 동성애자 중 유독 남성과 관계를 갖는 남성 사이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럽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산모에서 태아로 전염되는 선천성 매독과 성병성 림프육아종 등의 성 매개 질환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호주도 성병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며, 이렇듯 현재 전 세계적으로 모든 성병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선진국에서 성병이 심각하게 퍼지고 있는 이유


① 데이트 앱과 SNS

다양한 데이트 어플 이미지
다양한 데이트 앱들 (이미지 출처- medium)

사실 한때 매독은 사라진 후 진단받는 사람이 거의 없어 유령병으로 불렸으며, 곤지름(콘딜로마) 등의 질환은 소위 후진국 병이라 불릴 정도였는데, 현재 한국에서도 곤지름 환자마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어떠한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선진국에서 성병이 급증하는 요인은 매우 복합적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원인을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와의 성관계가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각종 데이트 앱, SNS 등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데이트 앱은 팬데믹 이후부터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급증했으며, 20~30대 젊은층뿐만 아니라 40~50대 중년층까지도 데이트 앱을 통해 불특정 다수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도 말이다. 

흥미로운 점은 지인의 소개나 학교 및 직장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데이트 앱을 통한 만남을 더 선호한다는 점이다. 

데이트 앱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 관계를 가지는 것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성병과 관련해서는 썩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는 클럽이나 주점에서 헌팅 등 사교적인 활동을 통해 관계를 가졌다면, 지금은 데이트 앱을 통해 이루어지다보니 불특정다수와의 만남이 더 쉽고 간편해진 것이다. 물론, 시간과 비용도 줄일 수 있고 말이다.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고, 무슨 병에 걸렸는지도 모르는 불특정다수와의 관계는 성병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성매매가 합법화된 국가의 한 해당 전문가는 데이트 앱을 통한 원 나잇 스탠드보다는 차라리 성병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업소에 가서 관계를 가지는 것이 오히려 성병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현재 성병의 심각성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② 종교의 영향력 감소

노인들만 남아있는 교회의 이미지
대부분 빈자리인 교회, 교회에는 이제 노인들만 남아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이미지 출처- independent)

한편, 급증하는 성병 추세가 미국의 젊은층들이 종교가 없는, 즉 무교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무교 비율은 50년 전 5%에 비해 3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기독교인들조차 90%에서 60%로 줄어든 것이다. 

그동안 서양은 어떻게 보면 기독교가 사회적 관습과 윤리의 역할을 해왔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기독교적 사회적 전통과 관습, 관념 등의 시선이 바뀌면서 행동의 제약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③ 약물 사용

유럽의 파티 문화 케미컬 플레이의 이미지
유럽에서는 이미 케미컬 플레이가 파티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지 출처- Addiction Rehab)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약물(drug) 사용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특히 서양권에서 약물 사용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문제가 되어버렸다. 유럽의 경우 파티에서 ‘케미컬 플레이’(chemical play)가 문화로 퍼지고 있는데, 쉽게 말해, 약을 하고 성관계를 즐기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말이다.  


④ 동성애

동성애자들이 거리에서 퍼레이드 중인 이미지
동성애자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ambigutravel)

사실 동성애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동성애가 공공연해지면서 동성애자의 숫자는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파트너도 더 찾기 쉬워졌으며, 동성애자들도 데이트 어플로 하룻밤을 함께할 파트너를 찾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동성애가 이성간의 관계보다 성병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것도 필자의 견해도 아닌, 사실(Fact)이 그렇다는 것이다. 


성병 예방과 대처방법 

일단 성관계 시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하며 앞서 언급했듯이 성병은 감염이 되어도 잠복기가 있거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무려 70~80%이므로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방치하는 경우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성병에 감염되었다면 먼저 파트너에게 알리고 파트너 또한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성병이 완전하게 치료될지는 모르겠지만, 치료될 때까지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완치가 가능하다면 주기적으로 검사 및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성병은 성행위로 전파될 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 모유수유, 혈액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성적으로 문란하지 않더라도 성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본 포스트의 건강 관련 모든 콘텐츠는 발표된 논문과 연구자료 및 학술지, 건강관련 서적 등을 바탕과 더불어 개인적인 학습을 통해 건강한 정보전달을 위해 제작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마다 체질, 건강상태 등이 모두 다르므로 결과 또한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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