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정당방위의 성립요건

살다보면 정말 얘기치 못한 일들을 많이 겪게 된다. 의도치 않게 폭행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또는 길을 걷다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게 될 수 있고, 강도를 만나게 될 수도 있으며 정말 사사로운 시비에 휘말리게 될 수도 있다.

집에 강도가 침입해 집주인과 대치하는 이미지
미국은 정당방위의 범위가 넓다 (이미지 출처- ozkokhukuk)

아무리 선량하게 살아도, 아무리 조심해도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폭행사건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폭행사건에 휘말렸을 때 먼저 공격을 받는다면 자신 역시 반격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것을 정당방위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쉽게 성립되는 않는 우리나라 사법부의 정당방위
  • 현재 우리나라 사법부의 정당방위의 성립요건
  • 목적의 정당성
  • 수단의 상당성
  • 법익 균형성
  • 긴급성
  • 보충성
  • 우리나라 사법부의 정당방위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


쉽게 성립되는 않는 우리나라 사법부의 정당방위

정당방위는 그렇게 쉽게 성립되지 않는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말이다. 미국의 경우 가정집에 침입한 무장한 괴한을 집주인이 총으로 사살해도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랬다가는 살인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되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가정집에 괴한이 침입해 집주인을 흉기로 위협하던 중 몸싸움이 붙어 범인이 칼을 떨어뜨리게 되고 집주인이 그 칼을 주워 괴한을 찌른 사건이 있다고 하면 이 사건에서 집주인의 정당방위가 인정될 수 있을까?

물론, 정당방위가 인정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한국의 사법기관은 정당방위에 대해서 굉장히 보수적이고 엄격한 요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괴한에게 공격을 당할 경우 섣불리 반격을 했다가는 정당방위가 인정되기는커녕 쌍방 폭행이라는 결과를 받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

치한이 여성과 대치중인 이미지
이런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쌍방 폭행이 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globalfitness edu)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 갑자기 먼저 공격해오면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걸까?” 이러한 물음에 답은 정당방위의 성립 요건의 내용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사법부의 정당방위의 성립요건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1조: 정당방위>

이처럼 정당방위는 형법 제21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사실 이러한 법조문만으로는 정담방위의 요건을 자세히 알 수 없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당방위의 요건은 대략 5가지 정도로 다음과 같다.


목적의 정당성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목적의 정당성이란, 방어 행위의 목적이 어디까지나 방어 그 자체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즉, 자신의 행동이 방어적 성격보다는 공격적 성격이 더 강하게 나타는 경우 정당방위가 성립되기 힘들다는 것으로, 싸움이 대표적인 예이다.

예를 들어 상대가 먼저 공격을 시작해 싸움이 벌어졌음에도 정당방위가 인정 될 확률은 굉장히 낮다. 그 이유는 상대방이 먼저 공격할 의사를 가지고 공격했지만 그 공격에 의해 자신 또한 상대방을 공격할 의사가 생겨 반격해 싸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수단의 상당성

여성이 self-defense 장비를 들고 있는 이미지
치한 퇴치를 위한 self-defense 장비, 미국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수단의 상당성은 쉽게 말해, 방어가 너무 지나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저녁, 길을 걷다가 불량배를 만났는데 불량배가 자신에게 주먹을 휘두르자 놀라서 바닥에 있던 돌을 주워 불량배의 머리를 내려친 경우 이런 경우에도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무기가 없이 주먹만을 휘두르는 불량배에게 돌을 주워 상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즉, 정당방위의 수단 또는 방법이 지나쳤다는 말이다.


법익 균형성

법익 균형성은 쉽게 말해, 자신이 입은 피해와 상대방이 입은 피해가 비슷해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불량배가 주먹을 휘둘러 코뼈가 부러졌다고 하자. 이때 위기감을 느껴 돌을 주워 불량배의 머리를 가격하는 바람에 두개골이 골절되어 불량배가 사망했다면 결국 법익의 균형성이 무너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긴급성

긴급성이란, 자신이 처한 위험이 긴급해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강도가 집에 침입했지만 훔칠 만한 물건이 없어 다시 집에서 빠져나가려는데 이를 집주인이 뒤늦게 발견하고는 도망가는 강도를 쫓아가 공격을 가한 경우 이것도 정당방위가 성립되기 어렵다. 그 이유는 강도가 발생시킨 위험은 이미 종료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즉, 긴급한 상황은 이미 종료되었음에도 집주인이 이를 쫓아가 공격을 한 경우 정당방위는커녕 폭력 전과나 심하면 과실치사로 옥살이를 할 수 도 있다.


보충성

보충성이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방어방법의 선택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파출소 근처에서 강도를 만났다고 하면 충분히 파출소까지 뛰어가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굳이 강도를 힘으로 제압해 상해를 입혔다면 이때는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대부분 쌍방 폭행이라는 판결을 받게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법부의 정당방위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

현재 이러한 정당방위의 성립요건에 대한 여론이나 학계의 비판이 상당하다. 나 자신을 지키려는 행위를 폭행이나 상해로 판단한다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요즘에는 미국처럼 정당방위를 조금 더 넓게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는 하다.

집에 침입한 괴한을 저지하는 남성의 이미지
우리나라 사법부도 정당방위의 범위를 넓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athlonoutdoors)

예를 들어 상대방이 흉기로 자신을 위협하는 경우 이러한 상대방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면 과거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이와 유사한 사건을 보면 흉기로 자신을 위협한 상대의 흉기를 빼앗은 후 상대의 목을 다리로 눌러 질식사 시킨 사건이 있는데 이러한 사건을 우리나라 법원에서 정당방위로 인정한 사례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법기관은 아직까지 정당방위에 대해서는 지극히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 매사에 조심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먼저 공격을 당한 상황이라고 해도 과연 이 상황에서 먼저 공격해온 상대방을 때리면 정당방위가 성립할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만 할 것이다. 단순하게 ‘내가 먼저 맞았으니까 나도 때려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다가는 쌍방 폭행으로 인정되어 졸지에 전과자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마치며

긴급한 상황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누구든 쉽지 않다. 또한 급박한 상황에서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우리나라의 사법부의 정당방위의 성립요건을 생각한다면 한 발짝 뒤로 물러나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는 정당방위라는 용어만 있을 뿐 그 실체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느껴진다.

물론, 사법부가 정당방위를 보수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시할 수는 없다.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고 개인의 공격권 남용을 막는다는 대의를 위해 정당방위를 엄격하고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당방위를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사회적 통념 아래, 일반 시민들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소극적 방어 행위만으로 정당방위의 의미를 행사할 수 있으려면 우리 사회 안에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치안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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