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파워 맥 G4(MDD)를 청소하며….

파워 맥 G4(MDD)의 이미지
20년 이상 된 파워 맥 G4(MDD)가 새것처럼 깨끗해졌다.

2003년 마지막으로 출시된 파워 맥 G4 / 1.25Ghz(single CPU) MDD(Mirrored Drive Doors)는 G4의 마지막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기 파워 맥 G4(MDD)는 맥 OS9가 단독으로 부팅이 되지 않는 기종(Firewire 800)으로 출시했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파워 맥 G4  Firewire 800 이후부터는 이상하게 맥 OS9이 단독 부팅되는 기종(Firewire 400)을 다시 출시하더군요. 

아마도 당시 맥 OSX 사용자들보다 클래식 OS9을 사용해 오던 맥 사용자들이 많았나 봅니다. 주로 맥 사용자들은 전자출판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고, 맥 OS9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등이 전자출판에 관계된 것들이 많았으니 말입니다. 

예를 들어 당시 클래식 맥 OS9에서 실행되는 전자출판 소프트웨어로 ‘쿽익스프레스 3.3’(QuarkXPress 3.3)버전이 대표적이었는데, 이는 국내 또는 해외의 맥 사용자들도 같은 입장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QuarkXPress 3.3의 초기 실행 이미지
QuarkXPress 3.3의 초기 실행 모습

물론, 이밖에 어도비 인디자인의 전신인 페이지메이커(PageMaker) 등 편집 소프트웨어가 몇몇 있었지만, 쿽익스프레스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쿽익스프레스를 열심히 돌려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OS9이 주된 생업 OS였죠.  

그러니 OS9 단독 부팅이 불가능한  파워맥 G4 (MDD) Firewire 800 모델은 그들에겐 예쁘게 생긴 깡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생계와 관계없이 맥을 취미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별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지금은 맥의 활용도가 전자출판뿐만 아니라 2D 디자인, 영상편집, 음악, 멀티미디어, 심지어 AI 영역까지 두루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전자출판 쪽으로 많이 치우쳐져 있었습니다. 

파워맥 G4 / 1.25Ghz(single CPU) MDD(Mirrored Drive Doors)와 지금의 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사양이지만, 당시에는 비교적 높은 사양이었습니다. 

20년 이상 지난 구형 모델입니다만, 아직까지 보기 좋은 예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맥에 대해 잘 모르는 와이프가 당시 파워맥 G4(MDD)를 처음 보고는 예쁜 정수기인줄 알고 잠시 좋아했던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필자는 조금이라도 먼지가 있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사용하고 있는 맥 또는 PC를 먼지하나 없이 최적의 상태를 유지·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필자의 모습을 볼 때마다 와이프는 아주 기겁을 합니다. 그냥 먼지만 대충 털어내는 정도가 아닌, 물청소까지 하니 말이죠. 

2003 파워 맥 G4(MDD)를 완전 분해한 모습의 이미지
2003 파워 맥 G4(MDD)를 완전 분해한 모습

필자의 맥 또는 PC 청소방법은 완벽하게 분해해 청소하는 것입니다. 하나하나 모두 분해하여 물과 세제를 이용해 세척한 다음, 잘 건조시켜 다시 조립하는 방법이죠. 이렇게 하면 마치 새 것을 사용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집니다.  

보통 컴퓨터내의 먼지와 얼룩 등은 약간의 습기를 머금고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먼지만 털어내는 경우 다시 그 자리에 먼지가 들러붙게 되는데, 특히 팬의 날개 부분은 촉촉한 먼지가 떡이 되어 들러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을 그냥 먼지만 털어주면 얼마못가 먼지들이 다시 팬에 엉겨 붙게 됩니다.  

그렇다고 팬을 통째로 물에 넣어 세척할 수는 없습니다만, 솔을  이용해 먼지를 털어 제거한 후, 물티슈로 여러 번 닦아주고 건조시키면 새것처럼 깨끗해지고, 팬 날개도 가벼워집니다. 이렇게 하면 팬 수명 또한 좀 더 길어지겠죠? 

철제로 된 바디 부분도 물로 세척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입니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경첩부위에 녹이 나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모든 파트가 완전히 건조되었다면 이제 하나 둘씩 다시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현역 군복무를 마친 남성들이라면 총기 분해조립 시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조립이 완성된 후 다시 전기를 넣어 작동여부를 확인해주면 모든 청소는 끝나게 됩니다. 

이렇게 다시 20년 전의 새것처럼 돌아온 파워맥 G4(MDD)를 보고 있으면 옛날 생각도 나고 필자 또한 젊어진 것 같아 기분도 좋아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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