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국 비판 금지법?,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의 법리적 쟁점과 헌법적 충돌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부남 의원 외 10인이 발의한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 별칭 중국 비판 금지법이 대한민국 사회와 법조계에 거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법안은 특정 국가, 특정 국가의 국민, 특정 인종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 행위를 형사 처벌하도록 형법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언론과 대중 사이에서는 비판적으로 ‘중국 비판 금지법’ 또는 ‘중국 모욕 금지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발의 측은 혐오 발언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및 외교 문제 완화를 입법 목표로 제시했으나, 핵심 법리적 쟁점들은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 침해 가능성에 집중된다. 본 개정안은 기존 명예훼손죄의 핵심 원칙인 ‘피해자 특정성’을 광범위한 집단으로 확대하고, 형사처벌의 절차적 안전장치인 반의사불벌죄 및 친고죄 규정을 비준용하여 국가의 자의적 기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위반과잉금지원칙(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위반이라는 헌법적 충돌 위험을 내포한다. 특히, 이 법안은 정부의 외교적 필요에 따라 국내의 비판적 여론을 통제하는 ‘사전적 검열 효과’를 유발하여 민주적 공론의 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논란의 중국 비판 금지법?
논란의 중국 비판 금지법?



중국 비판 금지법?의 발의 배경 및 논란의 즉각적 파급 효과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부남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특정 국가, 특정 국가의 국민, 또는 특정 인종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 행위를 형사 처벌하도록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법리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위의 국회입법예고 참고


이 법안은 언론과 대중 사이에서 ‘중국 모욕 금지법’, 또는 더 나아가 ‘중국 비판 금지법’이라는 비판적인 별칭으로 불리며, 대한민국의 핵심 헌법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강한 우려를 낳고 있다.


본 개정안은 외형적으로는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발언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나아가 외교적 문제까지 초래하는 상황”을 완화하려는 입법 목표를 제시한다. 


그러나 발의 배경으로 제시된 구체적인 사례들, 예를 들어 개천절 집회에서의 ‘짱깨송’ 및 ‘부정선거 중국 개입설’ 유포에 대한 처벌 필요성 강조는, 이 법안이 단순한 인종적 혐오 표현 규제를 넘어선 특정 국가(주로 중국)에 대한 정치적 비판과 외교적 의견 표명까지 사법적 통제의 영역에 두려는 시도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이러한 배경은 법안이 순수한 법익 보호를 넘어 외교적, 정치적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도구로 활용될 위험이 내포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1. 형법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 및 입법 의도


해당 법안은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부남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이광희, 신정훈, 박정현, 윤건영, 이상식, 박균택, 허성무, 서영교, 권칠승 의원 등 민주당 의원 9명과 최혁진 무소속 의원 1명, 총 11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발의자들은 현행법이 특정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인정하지 않는 ‘허점’을 막기 위해 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형법에 두 개의 새로운 조항을 신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핵심은 명예훼손 및 모욕의 법익 주체를 ‘특정 국가, 특정 국가의 국민, 특정 인종’으로 확장하여 집단 전체를 보호 대상으로 삼는 점이다. 



신설 조항 1: 제307조의2 (특정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


이 조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특정 국가, 특정 국가의 국민, 특정 인종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처벌 수위는 기존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와 동일하게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있어 매우 중한 형량에 해당한다.



신설 조항 2: 제311조의2 (특정 집단에 대한 모욕)


이 조항은 “공연히 특정 국가, 특정 국가의 국민, 특정 인종을 모욕한 자”를 처벌한다. 형량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신설 조항이 ‘중국 형법 제105조 제 2항’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중국 형법 105조 제 2항: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중상모략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타인을 선동하여 국가정권을 전복하거나 사회주의제도를 전복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유기징역, 단기구금, 비구속교정 또는 정치적 권리박탈에 처한다. 주모자 또는 죄가 무거운 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dopted at the Second Session of the Fif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July 1, 1979; revised at the Fifth Session of the Eigh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March 14, 1997; and amended according to the Decision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Punishing Crimes of Fraudulently Purchasing, Evading, and Illegally Trading Foreign Exchange at the 6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Ni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December 29, 1998, Amendment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13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Ni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December 25, 1999, Amendment (Ⅱ)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23rd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Ni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August 31, 2001; Amendment (Ⅲ)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25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Ni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December 29, 2001, Amendment (Ⅳ)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31st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Ni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December 28, 2002, Amendment (Ⅴ)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14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Te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February 28, 2005, Amendment (Ⅵ)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22nd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Te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June 29, 2006, Amendment (Ⅶ)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7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Eleve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February 28, 2009, Decision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Amending Certain Laws at the 10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Eleve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August 27, 2009, Amendment (Ⅷ)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19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Eleve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February 25, 2011, Amendment (Ⅸ)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16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Twelf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August 29, 2015, Amendment (Ⅹ)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30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Twelf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November 4, 2017, and Amendment (Ⅺ) to the Criminal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t the 24th Meeting of the Standing Committee of the Thirteenth National People’s Congress on December 26, 2020)



2. 발의 의원 측의 공식 제안 이유와 논리


발의 의원들은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혐오적 발언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으며, 특히 앞서 언급한 지난 10월 개천절에 있었던 반중 집회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었다. 


이들은 집회 참가자들이 ‘짱개·북괴·빨갱이는 대한민국에서 어서 빨리 꺼져라’는 내용의 이른바 ‘짱깨송’을 부르며 욕설과 비속어를 난발하고, 특정 국가와 국민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발의 측의 핵심 논리는 현행법이 피해자를 특정된 개인으로 한정하여 대규모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을 처벌할 수 없으며, 집회 주최자들이 이러한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집단에 대한 구성 요건을 추가하여 실효적인 법 적용을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 입법의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형법상 ‘피해자 특정성’ 원칙의 본질과 집단성 확대의 위험

정치적 검열의 위험
정치적 검열의 위험


현행 한국 형법에서 명예훼손죄는 개인의 명예라는 사적 법익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며, 따라서 피해자가 명확하게 특정되어야 한다는 엄격한 원칙을 요구한다. 개정안은 이 원칙을 크게 벗어나 ‘특정 국가, 국민, 인종’과 같이 범위가 불분명하고 광범위한 집단을 피해 주체로 설정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법리적 결함은 명확성의 원칙 위반 가능성이다. 형벌 법규는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처벌 대상 행위와 그 피해 주체가 명확해야 한다. ‘특정 국가의 국민’이라는 개념은 추상적이며, 그 구성원이 불특정 다수이므로, 개개인의 명예 감정 침해를 입증하기 어렵다. 이는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정당성을 약화시킨다.


더 나아가, 이 법안은 외교적 이슈에 대한 국내의 비판적 목소리를 통제할 수 있는 외교적 도구로 변질될 위험을 내포한다. 명예훼손죄는 사적 법익 보호가 본질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명예나 ‘국민 전체’의 감정을 보호 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형사법의 영역이 국가의 정치적, 외교적 이해관계에 종속될 수 있는 위험을 야기한다. 


이는 형사 사법 시스템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 피해자 없는 범죄(Victimless Crime)의 역설적 도입 우려


기존 형법이 피해자의 특정성을 요구한 것은 피해자 스스로가 자신의 법익 보호를 결정하고, 국가의 불필요한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개정안은 ‘특정 국가, 국민’이라는 광범위한 집단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뒤따르는 절차적 안전장치(반의사불벌죄/친고죄)마저 제거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피해자 개인의 의사가 부재한 상태에서 국가가 자의적으로 형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이는 국가 형벌권의 자의적 확장을 의미하며, 형사처벌의 최후 수단성(Ultima Ratio)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2. ‘허위사실’ 판단의 난이도 증가 및 정치적 검열의 위험


발의 측이 문제 삼은 ‘부정선거 중국 개입설’과 같은 주장은 단순한 사실 적시가 아니라, 복잡한 정치적 주장이나 음모론의 성격을 띤다. 사법부가 이러한 고도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렵다. 


만약 법원이 정치적 논쟁의 영역까지 개입하여 ‘허위’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경우, 이는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정부나 특정 국가에 불리한 여론을 형법적으로 통제하는 정치적 검열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극대화한다.



반의사불벌죄 및 친고죄 제도의 기능 및 법익 균형성


명예훼손죄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로, 모욕죄가 친고죄(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수사 및 처벌이 가능한 죄)로 규정된 것은, 명예라는 사적 법익의 특성상 피해자가 자신의 사생활 노출 및 처벌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고, 국가 형벌권의 남용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이들 법은 형사 사법 영역에서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핵심적인 절차적 방어벽이다.



1. 절차적 조항 비준용의 의미와 ‘대리 기소’ 위험


개정안은 특정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를 신설하면서, 기존 형법과는 달리 이들 범죄에 대해 반의사불벌죄 및 친고죄 규정을 준용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 결정의 법적 의미는 매우 중대하다. 이는 피해 집단(예: 중국 국민)의 의사나 고소 여부와 전혀 관계없이, 오직 한국의 수사 기관과 검찰이 공익적 판단이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공소 제기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국가와의 외교적 마찰 해소라는 명분 아래 국내의 비판적 표현을 처벌하기 위한 ‘대리 기소(Proxy Prosecution)’ 메커니즘을 제도화할 위험이 있다. 


즉, 특정 국가가 외교 채널을 통해 압력을 가할 경우, 한국 정부가 이를 빌미로 국내 비판자를 처벌하는 외교적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형사 사법 시스템을 외교적 필요성에 종속시키는 심각한 정치화 문제를 야기한다.



2. 현행 법체계와의 균형성 상실 문제


개정안은 형벌 체계상의 균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일반적으로 피해의 특정성이 높은 개인 명예훼손(허위사실)도 반의사불벌죄의 적용을 받는데, 이보다 피해 특정성이 희박한 ‘특정 집단’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오히려 절차적 제한을 완전히 제거하고 국가의 직권 기소를 허용하는 것은 형사 처벌의 중대성에 있어 불합리한 차별을 설정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2021년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것이 합헌임을 확인하며, 명예훼손죄에 대한 절차적 제한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개정안은 이러한 기존의 헌법적 법익 균형 논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시도이며, 평등의 원칙 및 형벌 체계상의 균형성에 위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구분기존 형법 (일반 명예훼손/모욕)개정안 (특정 집단 명예훼손/모욕)헌법적 충돌 쟁점
피해자 주체특정된 개인 (사적 법익)특정 국가, 국민, 특정 인종 (집단/공익적 요소 혼재)피해자 특정성 및 법익 주체 모호성
명예훼손 처벌 조건반의사불벌죄 적용 (피해자 의사 존중)반의사불벌죄 비준용 

중국 명예훼손하면 징역 5년? 민주당서 나온 법 
국가 형벌권의 자의적 확장 및 최소 침해 원칙 위배
모욕죄 처벌 조건친고죄 적용 (피해자 고소 필요)친고죄 비준용 

중국 명예훼손하면 징역 5년? 민주당서 나온 법 
사법 시스템의 정치화 및 외교적 무기화 위험



표현의 자유 제한에 대한 헌법적 심사 기준

비판적 표현에 대한 사전적 검열
비판적 표현에 대한 사전적 검열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는 표현의 자유를 핵심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특히 공적 사안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한 비판적 의견 표명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최대한 보호되어야 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으며, 과잉금지원칙(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1. 피해의 최소성 원칙 위반


개정안은 목적의 정당성(혐오 발언 방지)은 인정될 수 있으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가장 최소한의 침해 수단인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집단 명예훼손은 그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이므로 개인 명예훼손보다 명예 침해의 정도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형사 처벌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과도하다.


특히, 반의사불벌죄 및 친고죄의 제거는 피해자의 사적인 의사마저 배제한 채 국가가 형벌을 부과할 수 있게 만드는 조치이다. 이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강화나 행정적 제재 등 덜 침해적인 대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강력한 형사 처벌 수단을 택함으로써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명백히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



2. 법익 균형성 원칙 위반


이 법안은 보호하려는 법익(특정 국가 및 국민의 명예, 외교적 안정)과 침해되는 기본권(국민의 표현의 자유 및 공적 비판의 자유) 간의 균형을 상실한다. 불특정 집단의 추상적인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외교 정책이나 인권 문제에 대한 국민의 비판적 의견 표명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중형으로 제한하는 것은 보호 법익보다 침해되는 법익이 훨씬 크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는 헌법상 법익 균형성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3. 비판적 표현에 대한 ‘사전적 검열 효과’


이 법안의 가장 큰 헌법적 위협은 그것이 초래하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와 실질적인 사전 검열 효과이다.


징역형을 포함하는 중형과 더불어, 피해 집단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가 자의적으로 기소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는 국내에서 특정 국가(특히 중국 등 민감한 외교 대상국)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하려는 언론인, 학자, 일반 국민들에게 극도의 자기 검열을 강요하게 된다. 


국민들은 처벌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비판적인 내용의 발언 자체를 피하게 되며, 이는 민주주의 사회의 건전한 공론의 장을 마비시키고 비판 기능을 상실하게 만든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규제는 원칙적으로 사후적 제재여야 하며, 사전 검열은 엄격히 금지된다. 이 법안이 광범위한 피해자를 설정하고 절차적 안전장치를 제거하여 정부의 자의적 기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처벌의 위험을 통해 비판적 표현을 원천 봉쇄하는 사전 검열과 다를 바 없는 실질적 효과를 내포한다. 


이러한 본질적 침해 가능성 때문에, 해당 법안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사 대상이 될 경우 심각한 법적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의 본질적 문제점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특정 집단 명예훼손 및 모욕죄 신설’)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을 규제하려는 긍정적인 입법 의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단과 방법론에 있어 중대한 법리적, 헌법적 결함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주요 결함은 다음과 같다.


첫째, ‘특정 국가, 국민’이라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피해자 정의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며, 국가 형벌권을 외교적 목적에 의해 남용할 위험이 있다. 


둘째,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에서 반의사불벌죄를, 모욕죄에서 친고죄를 비준용하는 것은 개인의 법익 처분권을 무시하고 공권력의 자의적 개입 가능성을 제도화하는 것으로, 형벌 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고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중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다. 


셋째, 이 법안은 정치적 비판까지 포함하는 표현의 자유에 극심한 위축 효과를 발생시켜 민주적 공론의 장을 침해할 잠재적 위험이 높다.



입법 중단 및 재논의의 필요성


본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외교적 편의를 이유로 국민의 비판적 표현의 자유라는 핵심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약하며, 국가 형벌권의 자의적 남용 가능성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국회는 현 법안의 입법 절차를 중단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선에서 혐오 표현을 규제할 수 있는 보다 신중하고 헌법에 합치하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근본적인 재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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