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VAX는 과학과 인간의 상상력이 결합된 음모론이다. 2011년 유출된 펜타곤 백신 영상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뇌의 신의 유전자를 조작해 종교적 극단주의를 억제한다는 충격적 주장을 담았다. 이미 가짜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반백신 운동과 인터넷 문화 속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본 포스트는 FUNVAX의 기원, 과학적 허점,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이야기가 어떻게 퍼지는지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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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뒤흔든 한 영상
최근 유튜브를 뒤지다 “펜타곤 브리핑- FUNVAX(Fundamentalism Vaccine)”라는 영상을 발견했다. 흐릿한 화면 속 과학자가 군 관계자들 앞에서 뇌의 VMAT2 유전자, 이른바 “신의 유전자”를 표적으로 종교적 극단주의를 억제하는 백신을 설명하고 있는 영상이다.
분위기는 사뭇 긴장감이 맴 돌았고, 내용은 충격적이다. 이것이 사실일까? 2005년 유출된 문서라며 비밀 프로젝트 FUNVAX, “근본주의 백신”을 폭로한다고 주장한다. *아래는 팬타곤에서 유출되었다는 문제의 영상이다.

VMAT2 유전자란?
웹 검색 및 여려 논문 및 자료를 찾아본 결과 VMAT2 유전자는 실제로 존재하기는 했다.
VMAT2(소포 단아민 수송체 2: Vesicular Monoamine Transporter 2)유전자란, 인간의 뇌와 중추신경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SLC18A2라고도 불리며,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단아민(monoamine) 신경전달물질을 뉴런의 소포(vesicle) 내부로 운반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이 과정은 신경전달물질이 시냅스에서 방출되어 뇌의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이다. 쉽게 말해, VMAT2는 뇌가 “기분, 동기, 보상” 같은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을 제대로 저장하고 배달하도록 돕는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VMAT2 유전자의 주요 기능 | |
① 신경전달물질 저장 | VMAT2는 도파민, 세로토닌 등을 뉴런 내 소포에 저장해 세포질에서 분해되는 걸 막는다. 이렇게 저장된 물질은 필요할 때 시냅스로 방출된다. |
② 뇌 기능 조절 | VMAT2는 감정, 학습, 운동 조절, 보상 체계 등 다양한 뇌 기능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도파민은 쾌감과 동기를, 세로토닌은 기분 안정과 관련 있다. |
③ 약물 반응성 | VMAT2는 항우울제, 항정신병 약물, 마약(예: 암페타민) 같은 약물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한다. 일부 약물은 VMAT2 기능을 억제해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변화시킨다. |
VMAT2와 “신의 유전자” 논란

VMAT2 유전자는 2004년 딘 해머(Dean Hamer)의 책 The God Gene에서 “신의 유전자”로 불리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해머는 VMAT2의 특정 변이가 영적 경험이나 종교적 성향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연구는 VMAT2가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 감정적·초월적 경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는 추측만 무성한 가설이었다.
VMAT2 유전자가 영성이나 믿음을 직접 통제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또한 종교적 행동은 유전, 환경, 문화 등 복잡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단일 유전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가설은 FUNVAX 음모론의 토대가 되었다. 음모론은 VMAT2를 표적으로 백신을 통해 믿음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터무니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유전자 편집으로 특정 행동을 조작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 불가능하며, VMAT2 억제는 오히려 파킨슨병이나 우울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VMAT2 유전자 이상과 건강
VMAT2 유전자 변이 또는 기능 이상은 여러 신경정신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
① 파킨슨병 | VMAT2 기능 저하는 도파민 저장을 방해해 운동 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다. |
② 정신분열증 | VMAT2 이상은 도파민 과다로 정신증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
③ 중독 | 마약은 VMAT2를 교란해 도파민 방출을 증가시키며 중독 위험을 높인다. |
④ 우울증 | 세로토닌 조절 문제로 기분 장애가 생길 수 있다. |
VMAT2 유전자 연구와 전망
VMAT2 유전자는 신경과학 연구의 주요 관심사다. 과학자들은 VMAT2를 표적으로 삼아 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려 한다. 예를 들어, VMAT2 억제제(예: 테트라베나진)는 헌팅턴병의 운동 증상을 완화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VMAT2를 조작해 특정 행동(예: 종교적 믿음)을 바꾼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이야기다.
정리하자면, VMAT2는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을 저장하고 방출하는 핵심 유전자다. 감정, 운동, 보상 체계를 조절하지만, “신의 유전자”라는 별칭은 과장된 해석이다. FUNVAX 같은 음모론은 VMAT2를 왜곡해 퍼졌지만, 과학은 이를 명확히 반박하고 있다. VMAT2는 믿음이 아니라 뇌의 화학적 균형을 다루는 유전자다.
※VMAT2 유전자 정보 출처 | |
① NCBI Gene Database |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는 VMAT2(SLC18A2)의 유전자 서열, 기능, 표현 위치, 관련 질병 등을 상세히 제공한다. https://www.ncbi.nlm.nih.gov/gene/6571 |
② Ensembl Genome Browser | Ensembl은 유전체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제 프로젝트로, VMAT2의 유전자 구조, 변이, 조절 영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asia.ensembl.org/Homo_sapiens/Gene/Summary?g=ENSG00000165646;r=10:117241093-117279430 |
③ UniProt | UniProt는 VMAT2 단백질의 서열, 기능, 상호작용 데이터를 제공한다. https://www.uniprot.org/uniprotkb/Q05940/entry |
④ PubMed 연구 논문 | VMAT2의 기능과 관련된 연구 논문은 PubMed에서 검색 가능하다. 특히 딘 해머(Dean Hamer)의 “신의 유전자” 가설이나 신경과학 연구가 포함된다. https://pubmed.ncbi.nlm.nih.gov/?term=VMAT2 |
⑤ OMIM (Online Mendelian Inheritance in Man) | OMIM은 유전자와 관련 질병 정보를 제공하며, VMAT2의 임상적 중요성을 다룬다. https://www.omim.org/entry/193001 |
FUNVAX 음모론의 탄생

FUNVAX 이야기는 앞서 언급하고 링크한 악명 높은 영상에서 시작됐다. 2011년 업로드된 이 영상은 포럼, 블로그, 소셜 미디어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다. 영상 속 연사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분쟁 지역의 종교적 극단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VMAT2 유전자를 조작하는 바이러스나 백신을 제안했다. 백신으로 광신을 “치료”한다는 발상이었다.
영상은 꽤 그럴싸했다. 차트, 과학 용어, 전문적인 톤까지. “조이 람바디”라는 내부 고발자가 영상을 유출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funvax.wordpress.com 같은 블로그가 내부 문서를 공개하며 불을 지폈다. 심지어 독감 백신이나 수돗물에 FUNVAX를 몰래 섞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과학과 음모론의 결합
FUNVAX 음모론의 핵심화 VMAT2 유전자다. 2004년 딘 해머의 책 신의 유전자에서 연구된 이 유전자는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며 영적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과학적 단서가 FUNVAX 신화의 토대가 되었다. 하지만 믿음을 “끄는 스위치”란 주장은 터무니없다.
음모론자들은 VMAT2 유전자를 종교적 열정의 마스터 스위치로 묘사한다. 백신은 바이러스로 유전자 편집을 전달해 VMAT2 활동을 줄이고, 이론상 극단주의를 약화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음모론은 얼마가지 않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쉽게 무너져버리고 만다.
① 과학적 가능성 | 복잡한 행동을 단일 유전자로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VMAT2는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할 뿐, 믿음을 직접 건드리지 않는다. 표적화해도 효과는 예측 불가다. |
② 물류적 문제 | 대규모 유전자 백신을 분쟁 지역에 배포하려면 엄청난 자원과 은폐가 필요하다. 그런 비밀 프로그램의 증거는 없다. |
③ 윤리적 장벽 | 사람의 믿음을 강제로 바꾸는 것은 의료 윤리와 국제법을 위반한다. 아무리 비밀스러운 정부라도 정당화하기 어렵다. |
이런 허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음모론)는 상당히 흥미롭다. 정부의 과도한 통제와 과학의 오만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한 것이다.
결론은 가짜….
2021년,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매튜 플라이셔가 FUNVAX가 자신이 실리콘밸리 기업가와 2000년대 중반 만든 모큐멘터리(가짜 다큐)였다고 밝힌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신경과학과 종교의 윤리를 탐구하는 풍자 영화로 기획됐다. 유출 영상은 배우와 편집으로 만든 펜타곤 브리핑 장면이었다. 연사는 테크 거물이 아니라 바로 그 기업가였다.
플라이셔는 딘 해머의 연구와 종교와 테러 논쟁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는 완성되지 못하고 묻혔다가 몇 년 뒤 온라인에 떠올랐다. 플라이셔는 자신의 창작물이 세계적 음모론이 된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생각을 자극하고 싶었지, 공황을 일으키려던 것이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이 고백으로 FUNVAX 음모론이 끝난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플라이셔의 주장을 은폐라고 일축하며 프로젝트가 진짜라고 믿었으니 말이다. 영상의 거친 화질과 당시의 지정학적 긴장은 사실감을 더했다. 지금도 X(구 트위터) 같은 플랫폼에서 FUNVAX는 COVID-19 백신이나 5G와 엮이며 회자되고 있다.
FUNVAX 음모론이 명맥을 이어가는 이유

왜 이미 가짜라고 밝혀진 이야기가 계속 명맥을 이어가는 걸까? 답은 스토리텔링의 힘에 있다. FUNVAX는 자유 의지 상실, 과학과 믿음의 충돌, 그림자 엘리트의 공포를 엮는다. 현재 팬데믹 시대에 딱 맞는 이야기다. 사실 허위 정보는 진실보다 빨리 퍼진다.
① 반백신 운동 | FUNVAX는 특히 COVID-19 팬데믹 중 반백신 커뮤니티에서 힘을 얻었다. 백신에 “FUNVAX 성분”이 들어있다거나 비강 면봉으로 전달된다는 주장이 나오기까지 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때문에 반백신 운동은 탄력을 얻고 있다. |
② 종교적 민감성 | FUNVAX는 믿음 자체에 대한 공격으로 보였다. “신의 유전자” 표적화는 과학이 신성한 영역을 침범한다는 두려움을 키웠다. |
③ 미디어의 증폭 | 유튜브, 럼블, 레딧, 블로그 등의 에코 챔버(Echo Chamber)가 FUNVAX를 살렸다. 사실이 아닌, 가짜가고 밝혀진 이후에도 새 버전이 시사와 맞춰 퍼졌다. |
참고로 에코 챔버란,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의견, 믿음,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이나 커뮤니티를 뜻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다양한 관점이 배제되고, 특정한 생각이나 신념이 반복적으로 강화되며, 반대 의견은 거의 들리지 않거나 무시된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 믿음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되고, 다른 관점에 대한 열린 사고를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FUNVAX 음모론은 기술에 대한 불안도 반영한다. CRISPR 유전자 편집과 AI 시대에 “마인드 컨트롤 백신”은 터무니없어도 사실 덜 멀게 느껴진다. FUNVAX는 과학과 권력이 통제되지 않을 때 무엇이 일어날지에 대한 경고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FUNVAX는 회의적으로 봐야 한다. 사실적인 영상 제작과 과학 용어는 그럴싸했지만, 자세히 보면 허점이 보인다. Metabunk 같은 팩트체킹 사이트는 포토샵 이미지나 시간적 모순(예: “2005년 브리핑”이 2010년 기사를 언급)을 밝혔다.
더불어 FUNVAX 음모론은 내러티브의 힘을 보여준다. 잘 만든 이야기, 심지어 가짜라도, 창작자를 넘어 대중의 인식을 형성할 수 있으니 말이다.
끝으로, 과학적 소양의 필요성이다. 유전학과 백신에 대한 오해가 FUNVAX 음모론의 확산을 부추겼다. 일단 의심하고, 또 출처를 확인하고 주장을 과학적으로 검증한다면 이러한 음모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마치며
창의적 실험으로 시작된 것이 세계적인 음모론이 되었다. 이는 인터넷의 허구를 증폭하는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오늘날 FUNVAX 음모론은 웹의 어두운 구석에서 디지털 시대의 유령 이야기로 남아 있다. 우리는 여기서 “진실은 깨지기 쉽고, 참이든 거짓이든 이야기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